윤성환, 안지만, 임창용의 공백 때문에 가려진 감이 있다. 또 한 명의 선수가 없다는 게 삼성 라이온즈에는 분명히 타격이 됐다. 바로 진갑용이다.
삼성은 31일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2대13으로 완패하며 시리즈 전적 1승4패로 통합 5연패 달성에 실패했다.
정규시즌 우승 확정까지는 좋았다. 삼성이 당연하게 한국시리즈까지 우승하며 통합 5연패에 성공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주축 투수 3명의 도박 스캔들로 팀 분위기가 한순간에 가라앉고 말았다.
그래도 희망은 있었다. 타격의 팀 삼성이기에 약해진 투수력을 채울 수 있다고도 봤다. 하지만 이 3명의 공백만 느껴진 것이 아니었다. 삼성의 가을 안방 주인 진갑용이 떠오를 수밖에 없었다.
진갑용은 올해 정규시즌 도중 현역 은퇴를 선언하고 스카우트의 길을 걷게 됐다. 한국나이로 42세이기에 몇년 전부터 후배들에게 주전 자리를 물려준 진갑용이었지만, 항상 한국시리즈에는 그가 주전으로 포수 마스크를 썼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의 힘은 큰 경기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고, 다른 포지션도 아닌 포수였기에 심장이 쿵쾅거리는 투수들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었다.
삼성은 진갑용의 대를 이어 주전 포수가 된 이지영이 안방을 지켰다. 분명히 많이 성장했고, 올 정규시즌 잘해준 선수이지만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방망이는 그렇다 치더라도 가장 중요했던 투수 리드에서 상대 포수 양의지에 밀렸다. 경기에서 지고, 점수를 많이 주는 것은 포수의 전적인 책임이 아니다. 이번 한국시리즈 삼성 투수들의 컨디션은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다. 두 번의 선발 등판 모두 실망스러웠던 알프레도 피가로가 그랬고, 5차전에는 2차전 구위를 보여주지 못한 장원삼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투수가 매 경기 100% 컨디션으로 던질 수는 없는 법. 투수의 공이 좋지 않으면 정공법이 아닌 변칙 승부로 타자와의 싸움을 이끌어야 하는게 포수의 몫이다. 하지만 삼성은 이번 한국시리즈 선발 대결에서 단 한 차례도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물론, 처음부터 잘하고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선수는 없다. 진갑용도 처음부터 큰 경기 노련한 리드를 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이지영이 이번 소중한 경험을 토대로 5년 후, 10년 후 진갑용보다 더 뛰어난 포수로 성장해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확실한 건, 이번 한국시리즈 진갑용의 빈자리가 꽤 크게 느껴졌다는 것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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