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와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의 불화는 극단으로 치닫게 될까.
스페인 일간지 엘 콘피덴셜은 16일(한국 시각) "호날두가 최근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에게 '베니테스 체제로는 우승할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라고 보도해 파장이 커지고 있다.
호날두는 A매치 기간에 앞서 페레스 회장에게 "우리는 베니테스와 함께 하는 이상 아무 것도 얻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일 경우 호날두와 베니테스 감독의 관계는 돌이킬 수 없게 된다.
호날두는 이미 지난 여름 카를로 안첼로티 전 감독의 경질 당시 구단 수뇌부에 강도높은 불만을 표한 바 있다. 베니테스 감독은 "가레스 베일이 전술의 핵심", "호날두는 최전방 스트라이커로의 변신이 필요하다"라는 구상을 밝히면서 이들의 불화설은 커졌다. 훈련 도중 두 사람이 서로를 불편해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에이전트인 호르헤 멘데스는 "레알 마드리드는 호날두의 마지막 팀이 될 것"이라고 강조해왔지만, 구단이 호날두와 은퇴 때까지 함께 하기를 원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호날두 못지 않은 레전드이자 유스팀 출신의 수퍼스타였던 라울 곤살레스나 이케르 카시야스 역시 가차없이 떠나보낸 팀이 바로 레알 마드리드다.
앞서 호날두의 다큐 영화 '호날두' 공식 발표회에도 냉랭한 낌새가 감지됐다. 호날두의 '전 스승'인 알렉스 퍼거슨, 주제 무리뉴, 안첼로티 전 감독을 비롯해 맨유 시절 동료인 게리 네빌와 루이 사하, 현 첼시 소속 라다멜 팔카오까지 모습을 보인 반면 레알 마드리드는 단 1명의 동료 선수도 보이지 않았다. 베니테스 감독이나 에밀리오 부트라게뇨 단장 등 관계자 역시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다.
파리생제르맹(PSG)의 강력한 러브콜 역시 호날두의 팀내 불화설이 커진 이유다. PSG의 내년 여름 호날두 영입설이 파다한 가운데, 호날두는 지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PSG전 직후 로랑 블랑 감독에게 귓속말을 하는가 하면, 나세르 알 켈라이피 구단주를 찾아 인사하는 모습을 보여 의문을 부추겼다.
호날두는 최근 '레알 잔류'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도 팀에 대한 불만을 숨기지 않고 있다. '마드리드맨'을 자처해온 호날두는 "레알 마드리드와 함께 하기를 원한다" 등의 의례적인 답변 대신 "지금은 마드리드에 있지만,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라고 일관되게 답하고 있다.
소속 선수가 구단 회장에게 사령탑을 정면으로 비판했다는 이번 보도에 대해 프랑스, 스페인, 영국 등 해외 언론들도 일제히 보도하며 향후 진행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 측은 아직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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