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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가성비 으뜸 '제2의 김경언' 후보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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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례 1. 200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로 KIA 유니폼을 입었다. 신체조건이 1m88, 84㎏으로 구단의 기대가 컸다. 하지만 이렇다 할 활약이 없었다. 2010년 6월에는 트레이드를 통해 한화로 이적해야만 했다. 그러다가 2014시즌 89경기에서 타율 3할1푼3리에 8홈런 52타점을 기록했다. 생애 첫 3할 타율이었다. 그리곤 그 해 서른 두 살의 나이에 FA 자격을 얻었다. 3년 8억5000만원. 이 타자는 올 시즌 107경기에서 타율 3할3푼7리에 16홈런 78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 사례 2. 입단 계약금안 4억3000만원이다. 성남고 시절 초고교급 선수였다. 하지만 2003년부터 LG 유니폼을 입고 뛰며 욕 먹기 바빴다. 타격이 좀처럼 터지지 않았다. 신생팀 kt가 그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4년 간 18억 2000만원. 이후 이 오른손 타자는 올 시즌 137경기에서 타율 2할8푼4리에 22홈런 73타점으로 자신의 재능을 폭발했다. 생애 첫 두 자릿수 홈런은 물론 20홈런까지 넘겼다.

사례 1은 김경언(한화), 2는 박경수(kt)다. 나란히 2014시즌 이후 FA 자격을 얻어 8억5000만원, 18억2000만원에 사인을 했다. 이는 거품이 잔뜩 낀 시장 상황을 볼 때 아주 큰 액수는 아니었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주목도가 그리 크지 않아 몸 값이 치솟지 않은 탓도 있다. 어쨌든 둘의 '가성비'는 으뜸이었다. 이 액수에 사인을 이끌어 낸 협상 담당자들만 흐뭇한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올해도 제2의 김경언, 박경수를 잡기 위한, 찾기 위한 각 구단의 눈치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일단 이번에 FA 자격을 얻은 선수는 모두 24명. 오재원, 고영민, 김현수(이상 두산), 박석민, 이승엽(이상 삼성), 마정길, 손승락, 유한준, 이택근(이상 넥센), 윤길현, 정우람, 채병용, 정상호, 박재상, 박정권, 박진만(이상 SK), 조인성, 김태균(이상 한화), 이범호(KIA), 송승준, 심수창(이상 롯데), 이동현(LG), 김상현, 장성호(이상 kt) 등이다. 그 중 박진만은 은퇴를 선언했기에 사실상 23명이다.

이들 중 대형 계약을 할 선수로는 김현수 박석민 손승락 정우람 김태균 등이 꼽힌다. 유한준 오재원 윤길현 정상호 이범호 송승준 이동현 등의 시장 가격도 만만치 않다. 그렇다면 나머지 선수들 가운데 알짜배기가 있다. 팀에서 꼭 필요한 역할을 해줄 선수들이다. 당장 넥센에서 패전조로 뛰며 묵묵히 공을 던진 마정길이 눈에 띈다. 선발과 불펜이 모두 가능한 심수창도 있다. 박재상은 올해 SK에서 큰 활약은 없었지만 원래 기본은 하는 선수다. 김상현은 27홈런이나 터뜨렸다. 과연 내년 시즌 뒤 모범 FA 사례로 꼽히는 선수는 누가 될까. 프리미어12가 끝나면 곧 FA 전쟁이 벌어진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