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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가 과열 FA 시장을 바라보는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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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시즌을 9위로 마친 LG 트윈스는 전력 보강이 필요하다. 전력을 업그레이드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현재 전력을 누수 없이 유지하면서 기존 선수들의 기량 발전을 기대하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외부 영입으로 기존 전력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다.

올해 확인된 LG 팀 전력은 누가봐도 우승과는 거리가 제법 있어 보였다. 투수력(팀 평균자책점 4.62으로 2위)은 상위권이었지만 타력(팀 타율이 2할6푼9리로 9위)은 하위권에 머물렀다. 팀 타점(601점), 팀 홈런(114개) 등은 최하위였다. 여기에 두 차례 음주운전 사건, 주전급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 등 악재들이 겹쳤다.

현재 LG가 당장 전력 변화를 꾀할 수 있는 건 FA 시장과 2차 드래프트다.

셋업맨 이동현이 LG 소속으로 FA가 됐다. 구단의 방침은 프랜차이즈 이동현을 잡는다는 것이다. 이동현도 LG 잔류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 조건에 큰 이견이 없다면 LG와 이동현이 갈라서는 건 서로에게 큰 상처를 남길 수 있다.

LG가 외부 FA 영입을 바라보는 자세는 관망세다. LG가 마지막으로 타팀 FA를 영입한 게 2012년말 불펜 정현욱이었다. LG가 지난해 FA 장원준(좌완 선발)에 관심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장원준은 두산 베어스와 계약(4년 총액 84억원)했다.

LG는 올해 역시 FA 시장을 유심히 살피고 있다. 팀 전력을 감안할 때 마무리 투수와 야수 중에는 영입을 검토할만한 후보들이 제법 있다. 마무리 손승락 정우람, 야수 유한준 오재원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런데 FA의 몸값이 이미 물밑에서 천정부지로 치솟아 있는 상황이다. 관심을 가질 만한 선수라면 50억원을 훌쩍 넘긴 선에서 호가가 형성돼 있다. 대형 FA는 100억원 얘기도 나오고 있다. 현재 시장에선 최고 마무리 몸값이 80억원에 달하고 있다는 관계자들의 전언도 있다.

LG는 최근 몇년간 FA 시장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꺼리고 있다. 시장에 '거품'이 많다는 걸 알면서 당장 코앞의 성적을 위해 과감한 베팅을 하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LG가 삼성 라이온즈 처럼 외부 FA는 당분간 관심을 기울지 않겠다고 대놓고 선언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LG의 최상 전력 업그레이드 시나리오는 '화수분' 시스템이다. 유망주들이 LG 울타리 내에서 잠재력을 터트려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제2의 박병호(LG에서 넥센을 거쳐 메이저리그 진출을 눈앞에 둠)' 같은 사례를 막자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LG 구단의 역할이 중요하다. 젊고 재능있는 선수를 집중적으로 육성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팀의 미래에 도움이 되지 않는 선수라면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그동안 인정에 끌렸다면 이제부터는 좀 냉철해질 필요가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