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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 선수단 분열 조짐, 한 지붕 두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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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가 첼시의 집안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시간이 갈 수록 악화일로다.

그간 첼시 선수단을 둘러싼 여러 불화설이 제기됐다. 올 시즌 첼시가 보여준 부진한 경기력이 소문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은 없었다. 조제 무리뉴 감독(52)도 선수단 분위기에 대해선 구체적 언급을 피해왔다.

하지만 국면이 달라졌다. 무리뉴 감독은 15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레스터의 킹파워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레스터시티와의 2015~201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6라운드 원정경기(1대2 패) 종료 후 "선수들에게 배신당한 기분이다"고 말했다. 배신감을 느낀 이유가 무엇일까.

무리뉴 감독은 "내 강점 중 하나는 상대의 전술과 경기를 파악하는 것이다. 그리고 분석한 내용을 선수들에게 전달하는 것"이라면서 "두번의 실점 모두 내가 사전에 언급했던 상황에서 나왔다. 실수는 거기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열정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리뉴 감독의 전술적 지시를 선수단이 이행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무리뉴 감독이 선수단을 재조준했다. 무리뉴 감독은 17일 영국 일간지 데일리스타 등 영국 외신들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보기에 몇몇 선수들은 생각을 바꿔야 할 필요가 있다. 그들이 어떻게 첼시에서 살아왔는지, 선수로서 어땠는지, 그들의 직업은 어떤지에 대해 성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끝이 아니다. 무리뉴 감독은 "이 중 몇몇은 특히 심각하다"면서도 "반대로 열심히 하는 선수들도 있다"고 밝혔다.

독설가로 유명한 무리뉴 감독이다. 그러나 경기결과를 두고 선수단을 연달아 겨냥한 것은 이례적이다. 무리뉴 감독의 커리어를 통틀어 올 시즌 만큼 부진했던 시기는 없었다. 지금까지 무리뉴 감독은 위기가 발생하면 선수단을 감싸면서 비판의 화살을 자신에게 돌리는 모습을 보여왔다. 무리뉴 감독이 '스페셜 원'으로 불리는 이유였다.

'몇몇 선수들'의 구체적인 실명이 거론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선수단의 현재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무리뉴 감독의 발언에 따르면 선수단은 '생각을 바꿔야 할 집단'과 '열심히 하는 집단'으로 양분돼있다. 이러한 분위기가 첼시의 추락을 야기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축구는 팀 스포츠다. 분열은 파국의 씨앗이다.

선수의 입장을 어떨까. 주전 수비수 게리 케이힐(31)은 무리뉴 감독과 정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케이힐은 "우리는 열심히 하고 있다.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려놓기 위해서다. 매순간 모든 것이 완벽할 수는 없다. 그러나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케이힐은 친(親)무리뉴파로 알려졌다. 하지만 케이힐의 의견은 무리뉴 감독의 주장과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확실한 것은 한 지붕 아래 전혀 다른 두 목소리가 들린다는 것이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