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준호를 지켜보라구. 정말 많이 좋아졌으니까."
2016 시즌 kt 위즈의 올스타급 외야 라인에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제는 확실한 3할타자가 된 이대형이 있고, 지난해 트레이드로 팀에 합류해 조범현 감독의 눈도장을 찍은 오정복도 버티고 있는 가운데 '60억원의 사나이' 유한준과 '국민 우익수' 이진영까지 합류했다.
때문에 쉽게 생각하면 kt 외야 라인이 일찌감치 정리되는 듯 보인다. 이름값만 놓고 보면 이진영이 우익수 자리에 들어가고 중견수-좌익수 포지션이 모두 소화 가능한 유한준, 이진영이 나머지 두 자리에 나눠 들어가면 된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 조범현 감독은 외야 라인 무한 경쟁을 예고했다. 베테랑 외야수들을 위협할만한 신예들의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kt에는 위에 소개한 3명의 베테랑 외에 오정복, 하준호, 김사연, 김민혁, 배병옥 등 외야 자원이 풍부하다. 이 선수들 모두 주전으로 나선다 해도 충분한 실력을 갖춘 선수들이다. kt 관계자는 "언론에서도 우리 외야진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 외야 포지션 선수들이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이 선수들 중 강력한 주전 경쟁 다크호스가 있으니 바로 하준호다. 지난해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 자이언츠에서 kt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하준호는 날카로운 타격과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이적하자마자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잘 나가다 허벅지 부상이라는 암초를 만나 주춤했다. 그래도 타율 2할5푼8리 6홈런 10도루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투수로 활약하다 외야수로 전향해 수비는 아직 조금 부족하지만, 방망이와 빠른 발만큼은 1군에서 통할 실력이다. kt는 이런 하준호에게 야수 연봉 인상률 1위(88%)라는 선물을 안겼다. 3200만원에서 6000만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하준호는 이에 화답하듯 선수단 내 연봉 도장 빨리 찍기 1위를 차지했다고. 계약서를 보자마자 도장을 찍었다.
하준호는 "2할5푼 친 타자가 뭐가 이쁘다고 이렇게 많이 주시나 깜짝 놀랐다"고 말하며 "부상으로 큰 공헌도 못했는데 감사했다. 더 열심히 하라는 의미로 알고 이를 악물겠다"고 말했다.
하준호는 지난해 11월 익산 마무리 캠프에서 조 감독을 깜짝 놀래켰다. 코칭스태프는 하준호에게 "체구에 비해 스윙이 너무 크다. 궤적을 줄이고, 임팩트를 더 좋게 만들어보자"라는 주문을 했다. 몸에 익숙해진 스윙을 단시간에 바꾼다는게 쉬운 일은 아니다. 조 감독도 지시는 했지만, 그 미션을 완수할 수 있을 지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지켜봤다. 그런데 손이 물집 투성이가 되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방망이를 돌리는 하준호를 유심히 지켜보기 시작했다. 또, 캠프 막판 간결해진 스윙 궤적에 깜짝 놀랐다. 조 감독은 당시 "하준호가 정말 좋아졌다. 저렇게 선수가 열심히 하면 감독은 지켜보지 않을 수 없다"며 스프링캠프, 시즌에서 기회를 줄 것을 암시했다. 독기를 품고 맡은 임무를 해내는 선수, 조 감독이 가장 선호하는 스타일이다.
하준호를 포함해 kt의 젊은 외야 라인은 시즌 전부터 낙심할 필요 없다. 김상현이 1루로 간다고 가정하면, 외야 선수들 중 1명이 지명타자로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 이진영이 지명타자로 나서면 좌익수 자리가 빈다. 또, 타격 실력을 어필하면 본인이 지명타자로 들어갈 수도 있다.
하준호는 외야 경쟁에 대해 "정말 신경 안쓰려고 한다. 조용히, 묵묵히 하면 기회가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지난해에는 '이렇게 하면 1군에 계속 있을 수 있겠구나'라는 것을 배웠다. 올해 목표는 '이제 1군 잔류에 안주하지 말고 확실한 1군용 선수로 거듭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고 말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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