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발장은 지금껏, 그리고 앞으로도 내 마음 속의 마지막 역할(role)입니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에서 주인공 장발장을 열연하고 있는 뮤지컬 배우 양준모(36). 그에게 장발장은 이미 달성한 목표가 아니라 여전히 쫓아야할 흰고래 모비딕 같았다. 무대 위에서 장발장을 연기하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행복해하면서도, 쉬지 않고 부족한 점을 찾고 보완 중이다. 그것이 배우로서 본분을 다하는 길이라 믿고 있다.
카메론 매킨토시가 제작한 '레미제라블'은 이른바 4대 뮤지컬 가운데서도 최고로 꼽히는 작품이다. 아름다운 음악과 휴머니즘이 조화를 이룬 클래식 중의 클래식이다. 여기서 주인공 장발장을 맡는다는 것은 배우로서 그야말로 최고의 영광이다. 하지만 고음역대의 노래를 소화해야 하고, 진솔한 인간애를 연기해야 한다. 누구나 하고 싶어 하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그런 역할이 장발장이다.
그러하기에 장발장 역은 어떤 배우에게도 쉽게 허락되지 않는다. 양준모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장발장이 되기 까지 오랜 도전의 시간이 필요했다.
지난 2010년 '레미제라블' 오디션에서 탁월한 가창력 덕분에 캐스팅 1순위로 꼽혔으나 제작사 사정으로 공연 자체가 갑자기 취소되는 바람에 입맛만 다셔야 했다. 2012년 공연 때 다시 도전했으나 아쉽게 떨어지고 말았다. 하지만 여기에서 포기할 양준모가 아니었다. 2014년 일본으로 건너가 토호 극단의 '레미제라블'오디션을 통과해 마침내 장발장이 되었다. 호평을 받은 여세를 몰아 이번 국내 무대에 당당히 입성했다. 집념과 노력, 그리고 실력이 어우러진 결과였다.
"모국어로 공연한다는 사실에 기쁜 마음도 있었지만 국내 관객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하지만 장발장으로 무대에 서는 매회, 매회가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그가 연기하고 있는 장발장은 굶고있는 조카들을 위해 빵 한 조각 훔쳤다가 무려 19년간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인물이다. 세상에 대한 원망과 분노로 가득찼으나 미리엄 주교의 용서에 감화를 받고 새사람으로 다시 태어난다. 이 삶의 기적을 무대에서 보여주는 것이 포인트다.
"장발장이 주교를 통해 하느님을 만난 뒤 삶이 어떻게 바뀌는가를 보여주는 것이 연기의 중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주교가 장발장을 용서하고, 축복해주는 장면에서 실제 제가 신앙인으로서 겪었던 경험을 떠올리면서 장발장에 더 몰입하려고 노력합니다."
성악과(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인 양준모는 이미 '오페라의 유령'의 팬텀, '서편제' 등'에서 탁월한 가창력을 뽐낸 바 있다. '레미제라블'에서도 자신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하지만 그게 저절로 된 것은 아니었다. 양준모의 음역은 원래 하이 바리톤이다. 하지만 장발장의 음역은 테너, 거기다 깊은 음색도 내야하고 섬세하면서도 거친 면도 있다. 그야말로 뮤지컬 가운데 최고의 테크닉이 필요한 곡들이다. "장발장을 하기 위해 3년 넘게 음역을 높이는 트레이닝을 해왔습니다. 지금도 공연 전에 항상 보컬 트레이닝을 받고 무대에 오릅니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넘버는 마지막 장면에서 부르는 '브링 힘 홈(Bring him home)'이다. 가장 높은 음역대의 곡으로 '레미제라블'의 수많은 사연과 이야기들이 하나로 묶이는 곡이다. 듣고 있노라면 몸에 소름이 돋는다. "양녀 코제트와 그녀의 연인 마리우스를 위해 기도하는 내용이지만 남겨질 사람들을 위해, 나아가 인류를 위해 기도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장발장이 자신의 고단한 인생을 보상받는 마음으로 부르기에 더욱 간절한 마음이 들죠."
"이 뮤지컬이 관객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고 동료들과 다짐한 뒤 공연을 시작한다"는 그는 "올해 7년 만에 생긴 아기를 위해 '레미제라블'을 끝낸 뒤에는 가정에 충실할 계획"이라며 활짝 웃었다. 장발장은 그에게 마지막 역할이면서 아울러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역할로도 보였다.
'레미제라블'은 3월 6일까지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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