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2016시즌 초반, 두 팀이 양극을 향해 달리고 있다. 2015시즌 한국시리즈 챔피언 두산 베어스는 요즘 '1강'의 경기력으로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반면 시즌 초반 우여곡절이 많았던 한화 이글스는 외로운 섬 처럼 바닥으로 뚝 떨어져 있다. 25일 현재 1위 두산과 10위 한화의 승차는 무려 19.5게임다. 시즌의 약 30%를 소화한 시점을 감안할 때 이렇게 크게 벌어진 시즌은 보기 드물다.
두산의 최근 행보는 한마디로 놀랍고 또 무섭다. 빼어난 투타 경기력으로 상대를 무너트리고 있다.
두산의 페이스는 수치를 통해 잘 드러난다. 25일 현재 44경기에서 31승1무12패. 승률이 무려 7할2푼1리다. 이 페이스를 시즌 말까지 이어간다면 꿈의 100승을 돌파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산술적으로 따질 경우 103승까지 가능하다.
현재 KBO리그 시즌 팀 최다승은 91승이다. 2000년 현대가 올린 승수다. 133경기에서 91승2무40패를 기록했었다. 참고로 최고 승률은 1985년 삼성이 세운 7할6리(110경기 77승1무32패)다.
한화는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 정도까지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던 전문가는 없었다.
한화는 25일 현재 43경기에서 11승1무31패로 승률 2할6푼2리다. 지금 상황에서 한화의 올해 최종 성적을 속단하기는 이르다.
그러나 지금 같은 안 좋은 페이스로 계속 간다면 KBO리그 역사에 오명으로 남을 역대급 기록을 세울 수도 있다. 한화가 시즌 초반 승률을 고수할 경우 KBO리그 최초로 100패 이상을 할 수 있다는 산술적 계산이 나온다. 지금 승률을 유지할 경우(무승부가 없다고 가정) 106패(37승1무) 페이스다.
현재 KBO리그 시즌 최다패는 97패다. 1999년 쌍방울과 2002년 롯데가 똑같이 97패를 당했었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1999년 당시 쌍방울 사령탑으로 재임하다가 시즌 도중에 물러났다. 2002년 롯데는 백인천 감독이 시즌 중반쯤 정식 사령탑에 올랐다. 참고로 KBO리그 시즌 최저 승률은 1982년 삼미의 1할8푼8리(80경기 15승65패)다.
전문가들은 "두산은 너무 강해서 질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한화는 운도 안 따르지만 경기력 자체가 실망스러울 때가 많다"고 했다.
두산과 한화는 투타 세부 기록에서도 극과 극을 달릴 정도로 차이가 많이 벌어져 있다.
두산은 팀 타율(0.313) 홈런(57개) 타점(278개) 1위다. 반면 한화는 팀 타율(0.267) 9위, 홈런(37개) 공동 7위, 타점(185개) 10위다. 득점권 타율에서도 두산은 3할1리로 4위인 반면 한화는 2할4푼4리로 10위다.
두산은 양의지 민병헌이 중심을 잡고, 김재환과 오재일이 믿기 어려운 활약을 해주면서 공포의 타선을 유지하고 있다. 한화는 확실한 해결사가 없다. 간판스타 김태균(한화)의 파괴력이 너무 떨어져 있다.
투수력 차이도 도드라진다. 두산은 퀄리티스타트(QS) 25번으로 1위, 평균자책점은 4.13으로 3위다. 한화는 QS가 5번으로 10위이고, 평균자책점도 6.82로 가장 나빴다. 팀 실책도 두산(28개)은 4번째로 적고, 한화는 48개로 SK와 나란히 가장 많았다.
두산은 최근 '노경은 파동'이 있었지만 투수력에서도 흔들림이 없다. 니퍼트(7승) 보우덴 장원준(이상 6승) 유희관(5승) 이 4명의 선발진이 벌써 24승을 합작했다.
반면 한화는 최근 1군에 합류한 로저스 마에스트리(2군) 송은범 장민재 등으로 어렵게 시즌을 꾸려가고 있다.
요즘 '가장 잘 나가는' 두산도 남은 시즌에 몇 차례 위기가 찾아올 것이다. 팀 승률 7할 이상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최악의 상황을 맛본 한화는 더 떨어질 것 같지 않다. 분위기를 바꾼다면 남은 경기를 감안할 때 승률 3할 이상으로 치고올라 갈 수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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