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 두산은 빈틈 없는 전력을 자랑했다. 코칭스태프의 과감한 결정, 선수단의 투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뒤를 받치는 전력분석팀의 헌신까지. 4월부터 맹렬한 질주로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하지만 후반기 강한 맛이 없다. 11경기에서 4승7패, 올스타전 브레이크 이후 승률이 3할6푼4리로 10개 구단 중 꼴찌다. 두산은 최근 NC 다이노스가 '승부조작 쇼크'로 주춤한 탓에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 경기력은 썩 만족스럽지 못하다.
역시 문제는 불펜이다. 침묵하던 야수들은 살아날 기미가 보이는데, 불펜진이 경기 중후반을 책임지지 못한다. 가장 많은 역전패가 이를 증명하는데 11경기에서 5번이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무너졌다. 반면 역전승은 1번으로 가장 적다.
두산 불펜의 민낯은 29~30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우선 29일. 정재훈, 이현승을 조기 투입하고도 5점차 리드를 못 지켰다. 8-3으로 앞선 7회 3점, 9회 2점을 주고 연장 승부를 펼쳤다. 11회 역시 최근 트레이드로 영입한 김성배가 뼈 아픈 한 방을 맞았다. 풀카운트에서 김경언에게 결승 솔로 홈런을 허용하며 패전 투수가 됐다.
30일에는 야수들이 추격하면 불펜이 곧바로 실점하는 맥 빠진 경기력의 연속이었다. 두산은 3-6이던 6회말 1점을 따라갔으나, 7회초 곧장 3점을 내줬다. 포기하지 않고 7회말 3점을 뽑아냈더니 다시 8회초 1실점했다. 절대 나오지 말아야 할 패턴이다. 수비하는 야수들이 지쳐 경기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이날 불펜은 9회 윤명준을 제외하고 전원이 실점을 했다. 누구 하나 불안하지 않은 투수가 없다.
그렇다고 이러한 상황을 코칭스태프가 예측하지 못한 건 아니다. 잘 나가는 5월에도 감독, 코치들은 "페넌트레이스 끝까지 무리하지 않고 달리려면 후반기를 대비해야 한다"는 말을 심심치 않게 했다. 이기는 경기 정재훈, 이현승으로만 버티면서도 7~8월 쓸 수 있는 자원을 2군에서 집중 관리한 것이다. 조승수, 오현택, 함덕주, 성영훈 등이 그렇다. 후반기 '조커'로 쓸 수 있게 준비했다. 하지만 조승수를 빼면 나머지 3명의 복귀 시점을 가늠하지 힘들다. 함덕주는 이제 막 실전 투입을 앞두고 있고 성영훈은 또 아프다. 최근 1군에 올라왔던 조승수마저 구위가 좋지 않아 다시 2군에 내려갔다. 코칭스태프의 속만 까맣게 탄다.
결국 더 확실한 카드 이용찬, 홍상삼이 군에서 제대할 때까진 기존 자원으로 할 수밖에 없다. 선발진에게 최대한 긴 이닝을 맡기고 불펜 자원 중에선 정재훈, 이현승을 적극 활용하는 야구다. 그것이 현재 전력을 봤을 때 최선인 듯 하다. 일단은 지금 버텨야 하는 시기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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