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이 바뀌었다.
2013년 2월, 레슬링계는 홍역을 치렀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행위원회에서 레슬링을 올림픽 정식 종목에서 제외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지루하다'는 것이 골자였다.
궁지에 몰린 레슬링. 변화가 불가피했다. 라파엘 마르티네티 국제레슬링연맹(FILA) 회장이 사퇴했다. 경기 규칙도 개정했다. 2분 3회전제에서 3분 2회전제로 옷을 갈아입었다. 2012년 런던올림픽까지는 2분 3회전제였다. 라운드별로 2분씩 경기를 치러 두 라운드를 먼저 이긴 선수가 승리하는 방식이었다. 때문에 '눈치 싸움'과 소극적인 경기가 줄을 이었다.
새로 채택한 3분 2회전제는 화끈한 경기를 유도하기 위한 자구책이었다. 노력이 통했다. IOC는 2013년 9월 총회를 통해 레슬링의 올림픽 퇴출 결정을 철회했다.
올림픽 무대에서 레슬링의 기사회생을 이끌어낸 3분 2회전제는 3분씩 두 라운드를 치른 뒤 높은 점수를 획득한 선수가 승리하는 방식이다. 합산 점수가 같을 경우 고득점 기술을 성공시킨 선수가 이긴다. 예를 들어 똑같은 2점이라도 1점 기술을 두 번 성공한 선수보다 2점 기술을 한 번 성공한 선수가 승리한다. 이마저도 같다면 마지막에 점수를 획득한 선수가 이긴다.
벌점제도 강화됐다. 그레코로만형에서는 경기가 지루하게 흐를 경우 덜 공격적인 선수에게 패시브가 주어진다. 패시브를 받은 선수는 파테르를 취해야 한다. 자유형의 경우 30초 내에 공격을 통해 득점하지 못하면 상대가 1점을 얻는다. 결국 더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는 선수가 승리를 챙길 수 있다.
리우올림픽부터 새롭게 선보일 3분 2회전제. 달라진 룰에 태극 전사들은 괜찮을까.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 핵심은 강철 체력 만들기. 이름하여 '사점(死點·dead point) 훈련'이다. 말 그대로 죽기 직전까지 하는 훈련이다. 허들, 밧줄 흔들기, 300kg 타이어 뒤집기, 고중량 덤벨 돌리기, 전력질주 등 7개의 고강도 훈련을 6분여 실시한다. 1~2분 숨을 돌린 뒤 반복한다. 듣기만 해도 숨이 막히는 지옥의 담금질. 금메달만 바라보고 4년을 견뎌냈다.
강철체력을 자랑하는 레슬링 선수들도 혀를 내두르는 지옥의 트레이닝. 어떤 효과가 있었을까. 안한봉 그레코로만형 감독은 "바뀐 룰에서는 끊임없이 공격을 할 수 있는 체력이 필요하다. 6분 이상 쉼 없이 이어지는 사점 훈련을 통해 다양한 근육들의 힘과 지구력, 회복능력을 발달시켰다"고 설명했다.
출격 준비를 마친 선수들. 자신감이 가득하다. 한국 레슬링 간판 김현우(28·삼성전자·그레코로만형 75kg급)는 "외국 선수들보다 한국 선수들의 훈련량이 더 많다. 바뀐 룰에서는 체력이 중요하다.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공격을 시도해 상대를 공략할 것"이라며 "금메달을 200% 자신한다"고 했다.
레슬링대표팀은 지난달 30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콜로라도로 출국했다. 적응훈련을 마친 뒤 8일 결전지인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입성한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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