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승엽은 23일 대구에서 경기 전 SK 정경배 타격 코치를 만났다. 정 코치는 1996년부터 2001년까지 삼성에서 선수생활을 한 뒤 2002년부터 2009년까지 SK에서 현역생활을 이어갔다.
이승엽과는 삼성에서 한솥밥을 먹은 선배다. 둘은 막역하다. 정 코치는 "이승엽은 좋은 기록이 나와도 스윙폼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매년 바꿨다. 참 대단한 선수"라고 할 정도.
친한 선배를 만나자 이승엽은 장난기가 발동했다. 그는 정 코치를 보자마자 "(김)광현이가 내일(24일) 나온다매. 우리가 약팀이라고 그라나"라고 웃으면서 농담을 반갑게 건넸다.
그 얘기를 전해들은 SK 김용희 감독은 "(이)승엽이가 선발로 광현이 써야한다고 하면 써야지. 내일 선발은 광현이로 해야겠다"라고 농담을 했다.
김광현은 24일 대구 삼성전 선발이다.
50여일 만의 선발 등판이다. 7월2일 LG전 3회 도중 갑작스러운 팔꿈치 통증을 느낀 김광현은 근육이 살짝 찢어졌다는 검진결과를 받았다. 재활을 끝낸 뒤 지난 16일 LG전에서 등판했다.
선발이 아닌 중간계투였다. 18일 두산전에서도 계투로 나선 김광현은 20일 롯데전에서도 1⅓이닝을 던졌다.
그리고 사흘 쉬고 등판이다.
이승엽의 농담 속에는 '왜 하필 에이스 김광현의 복귀가 삼성전이냐'는 '투정'이 섞여 있다. 게다가 김광현은 삼성전에 매우 강하다. 지난해 6경기에 등판 3승1패, 평균 자책점 1.88을 기록했다.
사실, 김광현의 등판은 이미 부상 후 복귀 때부터 결정된 상황이었다. 세 차례의 중간계투 등판 이후 선발 복귀가 시나리오였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한 달 넘게 부상재활과 복귀 준비를 한 김광현에게 필요한 것은 실전감각이었다. 곧바로 선발로 내세웠을 때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실전의 기회가 필요했다.
그 기회를 SK 코칭스태프는 세 차례를 잡았다. 중간계투로 짧은 이닝을 소화했다. 물론 그 중간중간 하루의 휴식일을 포함시켰다. 김광현의 투구수는 11개→13개→20개였다.
SK 김용희 감독은 "김광현의 경우, 투구수를 늘리는 것은 문제가 없다. 실전감각만이 문제였다"고 했다. 선발 경험이 워낙 풍부한 김광현이다. 때문에 복귀 후 투구수에 대해서는 자신만의 노하우가 분명히 있다.
세 차례의 중간계투 등판으로 실전감각을 키운 김광현의 선발 등판일은 24일이었다. 마지막 중간계투 등판일인 20일 이후 사흘 쉬고 등판이다.
김 감독은 "투구수에 따라 휴식일이 달라진다. 20개를 소화했기 때문에 사흘 쉬고 선발 등판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라고 했다.
SK는 김광현이 돌아온다. 24일 삼성전이다. 그가 빠졌을 때 SK는 순간적으로 투타의 밸런스가 흐트러졌다. 선발 로테이션이 약화됨과 동시에 중간계투진의 부담감도 가중됐다. SK는 힘겹게 4위를 지키고 있다. 김광현의 가세가 어떤 효과를 가져올까. 대구=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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