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는 군 생활의 비타민이다.
24시간 내내 돌아가는 내무반 시계가 잠시 멈추는 휴가는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램과 동시에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시간이다. 때때로 '휴가'를 포상으로 내걸고 진행되는 각종 군 행사에 장병들이 기를 쓰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상주 상무 선수단도 마찬가지다. 축구 선수 이전에 군인이다. 경기가 없을 땐 일반 병사들과 다를 바 없다. 사격, 유격 훈련 등 기본적인 일과를 수행한다. '투잡(Two Job)'의 고충이 있다. 훈련과 경기라는 두 가지 '과업'을 병행하다보니 '휴가날'을 잡기가 빠듯하다. 리그 일정이 1주일 간격으로 벌어질 때가 적기지만 집중력 유지에 안간힘을 써야 하는 만큼 코칭스태프들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게 사실이다. 스플릿 일정을 앞두고 유례없는 중위권 혼전이 펼쳐지고 있는 최근엔 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
조진호 상주 감독은 결단을 내렸다. 코칭스태프들과 상의해 국군체육부대 측에 선수단 휴가를 건의했다. 상주는 클래식 28경기를 마친 현재 강등권을 맴돌 것이라던 예측을 깨고 12팀 중 4위를 달리고 있다. '과업 초과 달성'을 한 선수단의 휴가를 부대에서 마다할 리 없었다. 상주 선수단은 A매치 휴식기 동안 4박5일 간의 꿀맛같은 휴가로 재충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상주는 '사상 첫 1부리그 잔류'라는 새 역사에 도전하고 있다. 수퍼리그 시절이던 1985년, 승강제 도입 후 첫 승격팀으로 클래식에 섰던 2014년 모두 한 시즌 만에 강등 철퇴를 맞았다. 2부리그(챌린지)에서 두 차례 우승을 거머쥐었지만 1부리그 잔류-중위권 진입은 격이 다른 성과다. 33라운드까지 남은 5경기가 중요한 이유다. 상주는 광주, 인천과의 초반 두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면 6위까지 합류하는 스플릿 그룹A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조 감독이 휴가를 통해 노리는 효과는 또 있다. 제대하는 병장 17인의 빈자리를 채울 선수들이 새 마음가짐을 갖게 되는 것이다. 주전으로 팀을 이끌어 가야 할 선수들의 '책임감'을 강조하고 있다. 조 감독은 "실력만 있다면 경력, 계급은 상관 없다. 누구에게나 문은 열려 있다. 스스로를 증명하는 선수들이 결국 주전 자리에 서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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