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를 위해 룸메이트 손흥민의 컨디션을 책임지고 올리겠다(웃음)."
'10월의 슈틸리케호'에서 손흥민과 한 방을 쓰게 된 룸메이트 김신욱(28·전북 현대)의 다짐(?)이다.
김신욱과 손흥민은 대표팀의 소문난 단짝이다. 훈련 중 농담은 물론 때론 스스럼 없이 장난을 치거나 티격태격한다. 카타르, 이란과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3, 4차전을 위해 출항한 슈틸리케호에 소집된 두 선수 사이에는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손흥민은 "(김)신욱이형이 대표팀에 돌아온 것을 나만큼 기뻐한 사람이 없을 것"이라며 "신욱이형이 가세해 대표팀의 공격 옵션이 더 늘어난 것 같아 기쁘다"고 무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두 남자의 우정. 하루아침에 쌓인게 아니다. 태극마크를 달고 동고동락하며 적립한 우애다. 두 선수가 처음 만난 것은 2011년 카타르아시안컵. 김신욱과 손흥민 모두 손꼽히는 유망주로 조광래 전 감독의 부름을 받고 아시아 무대에 섰다. 하지만 벤치 신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서로의 아픔을 털어놓으면서 가까워졌다. 둘은 약속이나 한듯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에선 홍명보호의 주축으로 거듭났다. 깊어진 우정 속에 단짝 면모를 과시하면서 '톰과 제리'라는 별명도 얻었다. 그로부터 2년4개월이 흐른 시점, 손흥민과 김신욱은 카타르, 이란전에서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춘다.
1m96의 장신 공격수 김신욱은 카타르, 이란과의 최종예선 2연전 필승을 위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히든카드다. 탁월한 제공권 장악 능력 뿐만 아니라 위치선정과 발재간, 결정력까지 갖춘 K리그 최고 공격수다. 올 초 군사훈련 뒤 팀 훈련에 늦게 참가해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었지만 최근 가파른 상승세 속에 슈틸리케호에 합류했다. 강력한 몸싸움과 돌파를 즐기는 석현준(25·트라브존스포르)이나 스피드를 앞세운 지동원(25·아우크스부르크)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유형의 공격수다. 전북에서 선발과 교체를 가리지 않고 뛰었던 경험을 되돌아보면 대표팀에서도 경기 준비와 상황에 따른 전천후 활용이 가능하다.
전형적인 타깃맨인 김신욱을 100% 활용하기 위해선 2선 지원이 필수다. 핵심은 손흥민이다. 뛰어난 돌파 능력 뿐만 아니라 크로스 실력까지 갖춘 손흥민의 활약 여부에 따라 김신욱 활용의 결과물이 달라질 수 있다. 대표팀에서 동고동락 해온 김신욱의 강점을 누구보다 잘 아는 손흥민이기에 활약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슈틸리케 감독이 단짝인 두 선수를 이번 소집 기간 룸메이트로 짝지은 이면에는 '김신욱 효과 극대화'하기 위한 포석이 깔려있다. 과연 대표팀에서 다시 뭉친 '톰과 제리'가 풍랑 속 슈틸리케호를 구하고 큰 웃음꽃을 피워낼 수 있을까.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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