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다.
하지만 달라지지 않은 것이 있다. 이란의 텃세다. 이란은 아시아의 강호다. 이견이 없다. 오랜 기간 탄탄한 전력으로 아시아 무대를 호령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도 이란(37위)은 한국(47위)보다 높다. 아시아 최고 순위다.
하지만 그런 이란을 더 강하게 만드는 요소가 있다. 특유의 텃새다. 이란은 원정팀에 비협조적인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A대표팀은 8일(한국시각) 이란 테헤란의 아라랏스타디움에서 첫 현지 훈련을 진행했다. 아니나 다를까 그라운드 상태는 기준 미달이었다. 운동장 군데군데 잔디가 파인 곳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그나마 잔디가 제대로 자리 잡힌 부분은 노면이 울퉁불퉁했다. 팀 자체 미니게임이라도 진행했으면 부상이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을 상태였다.
이날 슈틸리케호는 회복에 중점을 두고 훈련을 했다. 전술훈련도 연계에 초점을 맞추고 진행했다. 하지만 땅볼 패스가 불규칙하게 튀어 어려움이 있었다. 낮게 연결된 크로스를 슈팅으로 때리기가 쉽지 않았다. 선수들의 헛발질이 수 차례 나왔다. 바운드를 읽을 수 없어 힘을 실은 슈팅을 시도하기도 쉽지 않았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이란협회에서 연습 구장으로 세 곳을 선정해줬다. 하지만 모두 상태가 좋지 않다"며 "첫 날 회복에 주력하기 위해 그나마 숙소에서 가까운 아라랏스타디움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어 "당초 이란협회에 올림피아아카데미 구장을 요청했다. 이 곳은 이란전이 열릴 아자디스타디움과도 거리가 가깝고 관리가 잘 돼있어 현지 훈련에 제격이라 항상 요청을 했다"면서도 "그런데 신기하게 매번 요청할 때마다 보수중이라 안 된다고 한다"며 고개를 저었다. 이 관계자는 FIFA규정에도 저촉될 만한 사항이 없어 공식적으로 항의할 수도 없다며 답답해 했다.
끝이 아니다. 이란은 교묘하게 홈 이점을 활용하며 슈틸리케호를 압박했다. 이란은 연습구장을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한국의 일정을 꿰뚫고 있다. 언제 어디에서 훈련하는지 알고 있다. 때문에 전력을 염탐하기도 수월하다.
하지만 이란은 대한축구협회에 자신들의 훈련일정을 일절 공개하지 않았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통상 양 협회가 어느 정도 정보를 공유한다. 하지만 이란은 그런 법이 없다. 일정, 장소를 물으면 항상 검토중이라고 한다. 심지어 훈련 당일 물어봐도 잘 모르겠다고 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라고 토로했다.
테헤란(이란)=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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