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의 불안 요소 중 하나였던 불펜진이 시즌 초 주목받고 있다.
달라진 면면들 때문이다. 5일 현재 롯데 1군 엔트리 27명 가운데 투수는 12명이다. 이 가운데 불펜에서 대기하는 투수는 마무리 손승락을 비롯해 윤길현 송승준 이명우 이정민 배장호 박시영이다. 주목받는 선수는 송승준과 박시영. 불펜에서 베테랑과 신진 계층을 각각 대표한다. 선발서 변신한 송승준은 롱릴리프를 맡고 있고, 박시영은 셋업맨이다. 두 선수 모두 올시즌 확실한 역할을 부여받았고, 시즌 전 선발 후보였다가 불펜에서 중요한 보직을 맡게 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송승준은 제2의 야구 인생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팬들에게는 '송승준=선발투수'라는 인식이 강하게 남아 있다. 그는 지난해까지 KBO리그에서 통산 254경기에 출전했는데, 선발 등판은 241경기였다. 불펜투수로 나간 것은 불과 13경기. 팀 상황에 따라,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구원 등판한 것이지 선발 보직이 흔들린 적은 없었다. 롯데 입단 전인 1999년부터 2006년까지 미국 마이너리그에서도 마찬가지. 통산 166경기 가운데 선발은 153경기, 불펜은 13경기였다.
송승준으로서는 색다른 경험을 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송승준은 "불펜에서 경기를 보니까 관중석 가까이서 응원 소리도 들리고 기분이 다르다. 처음에 나갔을 때는 얼떨떨했는데, 빨리 적응해야 할 것 같다"며 불펜투수에 대한 느낌을 전했다. 송승준은 지난 2일 NC 다이노스전에서 시즌 첫 등판을 해 2⅔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홀드를 기록했다.
송승준은 지난해 10경기 출전에 그쳤다. FA 계약 첫 시즌이었음에도 롯데 입단 이후 최악의 한 해를 보내야 했다. 햄스트링, 옆구리, 팔꿈치 등 아프지 않은 곳이 없었다. 시즌이 끝난 뒤에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도 받았다. 그러나 재활을 순조롭게 마친 송승준은 올초 미국 애리조나 전지훈련서 팀내에서 가장 빠른 페이스를 보이며 실전에 돌입하는 등 조원우 감독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복귀 시점이 당초 5월초에서 개막전으로 앞당겨졌을 정도다.
송승준은 "감독님이 정해주시는 역할이 곧 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작년 7월 29일 이후 처음으로 1군 마운드에 섰는데 감회가 새롭다. 목표는 딱 두가지다. 아프지 않고 동료들에게 민폐를 끼치지 말자는 생각 뿐이다. 필승조에 잘 연결시키는게 이제 내 역할"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박시영은 신분이 상승한 케이스. 박시영은 지난해 42경기에서 2승3패, 1홀드, 평균자책점 5.40을 기록했다. 롱릴리프, 셋업맨, 선발 등 보직 자체가 애매했다. 시즌 후반으로 가서는 공에 힘도 떨어졌다. 그러나 올시즌에는 확실한 셋업맨이다. 조 감독은 "우리 팀에서 구위와 제구력이 가장 좋다고 봐야 한다. 윤길현 손승락과 함께 확실한 필승조"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31일 NC와의 개막전에서 ⅔이닝 1안타 무실점으로 잘 던진데 이어 1일 NC전에서는 2이닝 1안타 무실점으로 홀드를 올렸고, 지난 4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는 1⅓이닝 무안타 무실점의 완벽한 투구를 했다. 특히 주자가 있을 때 더욱 안정감을 보인다. 지난 시즌 박세웅 박진형과 함께 '영건 3박'으로 불렸던 박시영은 올초 선발 경쟁에 뛰어들었다가 셋업맨을 맡게 됐다. 조 감독은 "지금은 우리 불펜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라고 극찬했다.
롯데는 오는 9일 새 외국인 투수 닉 애디튼이 LG 트윈스를 상대로 데뷔전을 치른다. 따라서 현재 5인 선발중 한 명이 다시 불펜으로 옮길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송승준과 박시영의 위상에는 변함이 없다.
부산=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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