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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을 놓고 보자면 '작다고 무시하지 말라'는 말이 봄멸치에 딱 어울릴 성 싶다. 멸치(蔑致)는 결코 보잘 것 없는 멸어(蔑魚)가 아니다. 요즘 대변항 등에서 맛볼 수 있는 싱싱한 멸치는 어른 손가락보다 굵고 길다. 때문에 잔멸치만 떠올렸다가 막상 갓 잡은 대멸을 보면 어엿한 생선임을 인정하게 된다. 남해안 사람들은 멸치를 '고래보다 더 맛나다'고 자랑이다. 비록 크기는 작지만 바다의 봄 느낌이 가득 담긴 별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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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치는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도 애용한 생선이었다. 정약전의 자산어보(玆山魚譜)에는 '밝은 빛을 좋아해 어부들이 밤에 불을 밝혀 유인하여 그물로 떠서 잡는다. 국이나 젓갈을 만들어 먹거나 말려서 먹는다'고 적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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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에서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곧잘 어울릴 멸치회는 의외로 손이 많이 간다. 멸치를 회로 먹기 위해서는 멸치 비늘을 털어야 하고, 머리와 지느러미를 떼고, 내장을 꺼내고, 뼈를 발라내야 한다. 특히 멸치 살이 부드럽다 보니 조심히 다뤄야 한다. 때문에 멸치 20kg짜리 한 상자를 숙련된 아주머니가 손질하는데 2시간 이상이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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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변항 사람들은 멸치회를 기장생미역에 싸먹는 것도 별미라고 일러준다. 짭짤한 미역의 식감과 어우러져 갯내음을 듬뿍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멸치찌개의 조리과정이 간단치는 않다. 무, 다시마, 멸치를 넣고 미리 만들어 둔 육수에 된장을 풀고 시래기를 깐 다음 한소끔 끓여낸다. 이후 생멸치를 얹고 고춧가루를 듬뿍 뿌려 보글보글 끓여낸다. 얼큰한 국물맛 이상으로 멸치의 부드러운 육질도 기대 이상이다. 뼈째 씹어도 무난하다. 멸치찌개의 압권은 시래기다. 찌개의 모든 맛이 한데 스며든 맛 덩어리로 최고의 밥도둑에 다름없다.
요즘 대변항 포구 곳곳에는 멸치 굽는 냄새가 진동 한다. 연탄불에 올려놓은 싱싱한 멸치는 지나칠 수 없는 유혹이다. 그 맛이 양미리나 꽁치와는 또 다른 고소함이 있다.
기장 대변항은 부산역에서 버스로 1시간 남짓 거리다. 이른 아침 서울서 KTX를 타면 점심엔 풍성한 포구의 정취 속에 멸치의 부드러운 속살을 접할 수 있으니 삼삼오오 나설 만한 코스다.
김형우 문화관광전문 기자 hwkim@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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