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선수를 주의하라.'
우리가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도 중요하지만, 상대의 에이스를 얼마만큼 알고 준비하느냐도 중요하다. 신태용호는 기니, 아르헨티나, 잉글랜드와 함께 A조에 속했다. '죽음의 조'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경계해야 할 대상도 많다. 16강 진출을 위해 반드시 봉쇄해야 할 A조 각 팀들의 주요 선수들을 분석해봤다.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만나는 첫 판 상대 기니에는 해외파가 6명이 포진해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모르라예 실라(아로우카·포르투갈)와 나비 방구라(비젤라·포르투갈)다. 실라와 방구라는 4-3-3을 쓰는 기니 대표팀의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와 오른쪽 윙어를 맡는다. 실라는 킥이 좋은 선수다. 세트피스 전담키커다. 슈팅력도 좋다. 예선전이었던 아프리카 U-20 네이션스컵 말리전에서 후반 교체로 들어가 두골을 터뜨렸다. 방구라는 빠른 발이 돋보이는 윙어다. 탄력과 돌파력이 좋아 막기 어려운 선수다. 아프리카 U-20 네이션스컵에서는 3경기에 나서 1골을 넣었다. 두 선수 모두 한국과 인연이 있다. 2015년 칠레에서 열린 U-17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한국과 맞붙은 경험이 있다. 당시 실라는 7번, 방구라는 10번을 달고 뛰었다. 한국이 1대0으로 이겼지만 힘든 경기를 펼쳤다. 이들 외에도 프랑스 바스티아 소속의 측면 공격수 쥘레 케이타와 최전방 스트라이커 모모 얀사네(하피아)도 경계의 끈을 놓쳐서는 안되는 선수들이다.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는 아르헨티나와 2차전을 치른다. 우승후보 답게 포지션 곳곳에 수준급 선수들이 포진해 있다. 경계대상 1호는 에세키엘 폰세(그라나다·스페인)다. 폰세는 국내파들이 중심이 된 아르헨티나 대표팀에 산티아고 콜롬바토(칼리아리·이탈리아)와 함께 유이한 해외파다. 가브리엘 바티스투타, 리오넬 메시를 배출한 산 로렌소 아카데미 출신인 폰세는 아르헨티나 리그 최연소 득점기록을 세우는 등 일찌감치 재능을 인정받았다. 2015년 이탈라이 세리에A AS로마로 이적했지만 현재는 경험을 쌓기 위해 그라나다로 임대됐다. 남미 예선에서는 나서지 않았지만 개인기와 득점력을 겸비한 선수다.
다행히 남미 예선에서 5골로 득점왕에 올랐던 라우타로 마르티네스(라싱)는 베트남 전지훈련에서 부상하며 이번 대회 출전이 불투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마르티네스와 함께 공동 득점왕에 오른 마르셀로 토레스(보카)와 '제2의 마스체라노'로 불리는 산티아고 아스카시바르(에스투디안테스) 등 재능을 가진 선수들이 풍부하다.
2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만나는 최종 상대 잉글랜드에는 A대표급 자원인 마커스 래시포드(맨유), 톰 데이비스(에버턴) 등이 빠졌다. 하지만 첼시, 리버풀, 아스널 등 빅클럽의 유망주들이 총망라됐다. '에이스'는 첼시에서 뛰는 공격수 도미닉 솔랑케다. 최전방 뿐만 아니라 측면에서도 뛸 수 있는 솔랑케는 드리블과 공간침투능력이 뛰어나다는 평이다. 2014년 11월 마리보르와의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 1군 데뷔전을 치르는 등 첼시의 미래로 불리고 있다. U-20 대표팀에서는 꾸준히 득점포를 가동하고 있다. 이 밖에 1월 맨시티전에서 쐐기골을 터뜨리는 등 지능적인 윙어 아메몰라 루크만(에버턴)과 한때 손흥민과 포지션 경쟁을 했던 조쉬 오누마(토트넘), 리버풀의 재능이라 불리는 셰이 오조 등도 경계해야 할 선수들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