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저를 임신하고 스틸야드에서 축구를 자주 보셨데요."
신태용호의 공격형 미드필더 이진현(20)은 '본투 풋볼러'라고 볼 수 있다. 그의 고향은 축구도시라고 불리는 포항. K리그 클래식 포항 스틸러스의 연고지다. 이진현의 부모는 축구광이었다. 이진현을 뱃속에 갖고 있을 때도 엄마는 포항 홈 구장을 찾아 응원했다. 축구가 자연스럽게 태교가 됐다. 이진현은 어릴 때부터 축구를 시작했고, 스틸러스 유스팀에도 들어갔다. 그는 포철동초-포철중-포철고를 졸업하고 2016년 포항 구단의 우선지명을 받았지만 성균관대로 진학했다. 아직 성인 무대에서 통할 체력이 아니라는 냉정한 판단에서 내린 결정이었다.
1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이진현은 태극마크를 달았고 전세계가 주목하는 2017년 FIFA U-20 월드컵에 출전하고 있다.
그는 '신태용호의 신데렐라'로 불린다. 이진현은 이번 대회 출전이 불투명했다. 2015년 11월 베트남 친선대회 이후 1년 3개월 동안 대표팀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팬들의 시야에서 잊혀져가는 선수로 전락하고 있었다.
그를 자극한 이가 있었다. 설기현 성균관대 감독(현 A대표팀 코치)이었다. "기회는 언제든지 올 수 있다. 그 기회를 잡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설기현 감독은 피지컬이 달리는 이진현에게 체력의 중요성을 일깨워주었다. 성인무대에선 체력이 받쳐주지 않을 경우 아무리 좋은 테크닉도 빛날 수 없다는 걸 강조했다. 이진현은 개인적으로 웨이트트레이닝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아야 자신의 장점인 패스게임을 할 수 있다는 걸 몸으로 익혔다.
신태용 감독은 이진현을 이번 대회 최종 엔트리(21명)에 포함시켰다. 이진현은 신 감독이 생각하는 '날카로운 축구'를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미드필더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진현은 20일 기니와의 A조 첫 경기서 선발 출전, 3대0 승리에 기여했다. 공격 포인트는 없었다. 그러나 중원에서 1선의 스리톱 조영욱-이승우-백승호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주었다.
이진현은 '섹시한 테크니션'을 꿈꾼다. 미드필더로서 매력적인 기술 축구를 펼쳐보이고 싶다고 말한다. 가능성은 이미 보여주고 있다. 그는 과감한 직선 패스를 즐긴다. 상대 위험지역인 전방에 움직이는 공격수에게 과감하게 패스를 넣어준다. 움직임이 활발한 조영욱-이승우-백승호와의 호흡도 잘 맞는 편이다.
이진현의 이름은 아직 낯설다. 좀 시간이 흐르면 그의 존재감이 더 커질 것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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