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축구대표팀이 정치적 의미가 담긴 국왕 티셔츠 세리머니로 논란에 휩싸였다.
카타르는 14일 오후 4시(한국시각) 카타르 도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슈틸리케호와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조별리그 A조 8차전에서 3대2로 승리했다.
카타르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타밈 빈 하마드 알 타니 카타르 국왕의 얼굴이 마킹된 티셔츠를 입은 채 결의를 다지며, 몸을 풀었다. 전반 25분 하산 알 하이도스가 프리킥을 터뜨린 직후 이 티셔츠를 관중들을 향해 들어올리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알 하이도스는 후반 29분 역습 과정에서 곽태휘를 뚫어내며 결승골, 멀티골을 성공시킨 후 다시 이 티셔츠를 들어올리며 옐로카드를 받았다. AFP는 경기 직후 "카타르가 '국왕 티셔츠'로 FIFA 징계 위기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카타르가 처한 정치적, 외교적 위기속에 '국왕 얼굴 티셔츠'는 국내외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수니파' 사우디아라비아와 '시아파' 이란의 첨예한 기싸움 속에 카타르 국왕이 국영통신을 통해 이란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외교적 '왕따' 위기에 처했다. 지난 5일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예멘, 리비아, 몰디브 등 아랍 수니파 7개국이 잇달아 카타르와의 단교를 선언했다. 걸프 지역의 긴장감이 극도로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그라운드 내에서 선수들이 입고 나온 국왕 티셔츠는 의미심장했다.
'알 타니 국왕'의 이미지는 최근 카타르가 직면한 외교적 위기 속에 저항정신을 보여주는 상징으로 인기를 끌며, 카타르의 국민적 결속을 다지는 도구로 널리 퍼져나가고 있다.
FIFA는 그라운드 내에서 일체의 정치적, 종교적, 상업적 메시지를 금지하고 있다. 티셔츠에 정치적 문구나 이미지를 새기는 일도 당연히 금지된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