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사상 최초로 고졸 신인 야수가 전경기에 나가는 것을 볼 수 있을까.
천재의 피를 이어받은 '바람의 손자' 이정후(넥센 히어로즈)라면 기대를 가져볼만하다.
이정후는 3월 31일 시즌 개막전(고척 LG전)에서 대타로 나오면서 데뷔전을 치렀고, 이후 꾸준히 경기에 나갔다. 8일 광주 KIA전까지 105경기에 모두 모습을 드러냈다. 이중 대수비로 2번, 대주자로 3번, 대타로 3번 등 총 8경기만 선발에서 제외됐을 뿐 97경기에서 선발로 나가 치고 달렸다.
이렇게 고졸 신인으로서 전경기에 출전하는 것은 그만큼 실력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이정후는 8일 KIA전서도 톱타자로 나서 5타수 3안타 1득점, 1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5대3 승리에 앞장섰다. 타율 3할3푼8리(390타수 132안타)에 2홈런, 35타점, 83득점을 기록하며 신인왕 0순위인 이정후는 각종 신인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이중 고졸 신인 최초의 전경기 출전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서 개인적으로 영광일 듯. 역대로 신인으로 전경기에 출전한 것은 1983년 MBC 청룡의 이해창을 시작으로 11명뿐이었다. 이정후가 남은 39경기에도 모두 출전한다면 1997년 LG 트윈스의 이병규 이후 20년만에 탄생하는 신인 전경기 출전 선수가 된다.
첫 부자 신인 전경기 출전이란 진기록도 나온다. 아버지인 이종범 해설위원도 데뷔했던 1993년 전경기에 출전했었다. 천재의 피는 속일 수가 없나보다.
고졸 선수가 아무리 뛰어나도 체력적인 부담에서 벗어나긴 힘들다. 몇년을 풀타임 소화한 선수들도 전경기 출전은 힘들다. 하물며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어린 선수가 선배들과의 경쟁에서 이기면서 체력까지 받쳐주기란 보기 힘들다.
이정후는 체력에 대해 그리 걱정하지 않았다. "잘 먹고 잘 자는 것 외에 다른 건 없다. 개막 때에 비해 1㎏ 정도 빠지기는 했지만 별 다른점이 없다. 힘들어도 월요일에 푹 자고 나면 괜찮다. 체력은 원래 좋은 것 같다"라며 웃은 이정후는 "아버지께서 지금부터가 시작이라고 하셨다. 선배들이 2연전은 빨리 지나간다고 하시던데 시즌을 끝까지 잘 뛰고 싶다"라고 했다.
넥센 장정석 감독도 이정후의 전경기 출전에 대해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장 감독은 "이정후의 체력관리를 해줘야 한다"라며 남은 경기에서 모두 선발 출전시키지는 않을 것을 암시했다. 장 감독은 "이정후가 외야수라서 그래도 수비에서 체력적인 부담은 적지만 그래도 힘들 것이다"라며 "선발에서 빠지더라도 타격이나 수비, 주루에서 모두 뛰어나기 때문에 경기 후반 활용도가 커서 경기엔 계속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광주=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역대 전경기 출전 신인 선수
1983년=MBC=이해창
1990년=태평양=김경기
1991년=쌍방울=김 호
1992년=삼성=동봉철
1993년=해태=이종범
1994년=LG=서용빈 유지현
1995년=롯데=마해영
1996년=해태=김종국
=현대=박재홍
1997년=LG=이병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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