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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연승' 삼성화재, '먹이사슬' 실종된 男배구 춘추전국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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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식자도, 희생양도 없다. '먹이사슬'이 실종된 V리그 남자부다.

삼성화재가 29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전력과의 2017~2018시즌 도드람 V리그 남자부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대0(25-14, 25-17, 25-21) 완승을 거뒀다. 지난 우리카드전 승리에 이은 2연승. 타이스와 박철우가 각각 17, 11득점을 올리며 승리를 견인했다.

물고 물리는 접전의 연속이다. V리그 남자부엔 먹이사슬이 없다. 강자와 약자의 경계도 없다. 모든 게 '제로 베이스'다. 예측불허.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전장이다.

삼성화재가 2승2패를 기록하며 한국전력, OK저축은행, 대한항공, 현대캐피탈까지 총 5개 팀이 나란히 2승2패다. 3승1패로 승점 8점을 기록한 KB손해보험이 종이 한 장 차이로 선두다. 우리카드만 1승에 불과해 최하위인 7위지만, 올 시즌 남자부 생태계를 고려하면 어제든 치고 올라올 수 있다.

FA와 트레이드 등으로 역대급 선수이동이 있었던 여자부도 이 정돈 아니다. 풀세트 접전이 쏟아지며 전례 없는 혼전 양상이 펼쳐졌으나, 그래도 어느 정도 윤곽은 잡힌다. 현대건설이 4전 전승으로 단독 선두, 그 뒤를 IBK기업은행과 KGC인삼공사가 추격하는 형세다.

하지만 남자부는 전혀 다르다. 먹이사슬이 사라진 V리그 남자부. 지난 시즌 약체로 분류되던 팀들의 약진이 그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만년 하위권이던 KB손해보험의 행보가 눈에 띈다. 포르투갈 출신 외국인선수 알렉스가 연착륙, 발군의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 그간 벤치를 달구던 이강원도 주전급으로 도약해 힘을 보태고 있다.

하지만 KB손해보험의 돌풍을 이끄는 핵심 인물은 세터 황택의다. 황택의는 예리한 서브에 블로킹 높이까지 갖춰, 공격형 세터의 길을 개척하고 있다. 웬만한 공격수 못지 않은 화력을 자랑한다. 동시에 다채로운 공격 루트를 활용하는 볼 배급도 선보이고 있다.

지난 시즌 무기력하게 무너졌던 OK저축은행도 고개를 들었다. 송명근이 부활했고, 송희채 이민규가 든든히 버티고 있다. 여기에 외국인선수 브람도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다.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의 제안으로 센터로 변신한 김요한만 터져준다면, 여느 강팀 못지 않은 스쿼드를 갖출 전망이다.

'신진세력'의 도전에 기존 강호들이 다소 위축된 초반 분위기다. 대한항공, 현대캐피탈 이야기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대한항공은 현대캐피탈과의 개막전에서 1대3으로 패하며 불안하게 출발 했다. 이어진 우리카드, OK저축은행전에서 승리하며 분위기를 타는 듯 했지만, 28일 KB손해보험에 0대3으로 완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현대캐피탈도 들쭉날쭉하다. 한번에 확 무너지는 경향을 보인다. 18일 KB손해보험에 0대3으로 패하더니, 26일엔 한국전력에도 0대3 완패를 당했다. 초반부터 뜨겁게 달궈진 V리그 남자부. 올 시즌 역대급 순위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2017~2018시즌 도드람 V리그 전적(29일)

▶남자부

삼성화재(2승2패) 3-0 한국전력(2승2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