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스포츠계는 현대·기아차그룹이 평정하고 있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는 8년 만에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프로축구 전북 현대 모터스는 일찌감치 K리그 클래식 우승을 확정했다.
남자프로배구에서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는 혼전중인 시즌 초반 승점 9점으로 7개팀 중 3위를 기록중이다. 선두인 KB손해보험(승점 10)과는 1점 차다. 상위권이다. 여자프로배구는 현대건설이 개막 4연승으로 선두다. 여자프로농구는 은행권리그여서 현대·기아차그룹과는 접점이 없다.
남은 것은 남자프로농구. 유재학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 감독은 5일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와의 원정경기에 앞서 "이상하게 부담도 되고 신경도 쓰인다"고 말했다. 그룹사 스포츠단의 경우 자연스럽게 선의의 경쟁을 하게 된다.
사실 최근 12시즌 성적만 놓고보면 현대모비스를 따라갈 팀은 없다. 현대모비스는 유재학 감독의 지도 아래 2010년대 가장 강력한 팀으로 거듭났다. 양동근 함지훈을 주축으로 매년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둬왔다.
지난 12시즌 동안 우승 5차례, 준우승 1차례, 4강 진출 4차례를 기록했다. 늘 상위권에 머물며 우승을 밥먹듯 했다. 6강 플레이오프 탈락은 두 차례에 그쳤다. 그룹사 다른 스포츠단이 힘겨운 시절을 보낼 때 현대모비스는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이번에 KIA는 8년 만에 우승을 한 뒤 다소 우왕좌왕했다. 우승을 경험해 본 프런트가 태부족이어서 축승회 등 여러 우승 일정을 결정함에 있어 어려움이 있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들에게 전화를 해 도움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현대모비스는 올시즌 쉽지 않은 시즌을 예고하고 있다. 유 감독은 "올해는 진짜 어렵다. 앞선에서 스피드를 무기로 수비를 해줄 선수들이 부족하다. 외국인 선수 레이션 테리와 마커스 블레이클리는 팀워크 플레이어가 아니다"고 말한다. 5일 2라운드 첫날 전자랜드에 68대90으로 크게 졌다. 5일 현재 5승5패. 하지만 많은 이들은 유재학 감독이 현대모비스 전력의 상당부분을 차지한다고 말한다. 매년 힘겹다고 우는 소리를 해도 팀을 귀신같이 플레이오프에 올려놓는 '만수' 유재학 감독의 지도력에 주목하고 있다.
인천=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