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에서 10대 대기업 집단의 시가총액이 1000조원을 돌파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총수가 있는 자산 상위 10대 그룹(공정거래위원회의 올해 기업집단 지정 기준) 계열 상장사의 시총은 지난 10일 기준 1005조2000억원으로, 전체 시총(1905조2000억원)의 52.8%를 차지했다. 작년 말에는 750조9000억원으로 49.7% 수준이었다.
이는 올해 들어 삼성, SK, LG그룹을 중심으로 10대 그룹 시총이 평균 33.9%나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친 전체 시총은 1509조9000억원에서 1905조2000억원으로 26.2% 늘었다.
그룹별로 보면 삼성그룹 시총은 작년 말 394조8000억원에서 이달 10일 현재 561조8000억원으로 167조원(42.3%)이 늘었다. 또 SK그룹(90조3000억원→130조9000억원)과 LG그룹(74조7000억원→106조2000억원)도 각각 40조6000억원(45.0%), 31조5000억원(42.2%) 증가했다.
4차 산업혁명 바람을 타고 정보기술(IT) 기술주가 세계적으로 강세를 보인 데다가 반도체 경기가 호황을 맞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전자 등의 시총이 특히 많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현대중공업 그룹의 시총(12조4000억원→18조9000억원)은 52.1%(6조5000억원)나 늘어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현대중공업이 올해 인적분할을 해 현대로보틱스와 현대건설기계 등을 재상장한 영향도 크다.
하지만 나머지 6개 그룹은 우리 증시의 전체 시총 증가율(27.2%)에도 미치지 못했다. 10대 그룹 안에서도 쏠림 현상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난 것.
두산그룹(11조4000억원→11조3000억원)은 시총이 아예 감소했고 현대차그룹(103조4000억원→104조3000억원)은 고작 0.8% 증가하는 데 그쳤다. 또 GS그룹의 시총 증가율도 5.5%였고 롯데그룹(8.9%), 한화그룹(17.5%), 신세계그룹(23.9%)도 평균에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