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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언제부턴가 국가대표의 의미와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시대의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체육계의 엘리트주의 탈피를 외치는 최근 상황에서, 대표팀의 무조건적인 승리를 바라는 것은 애국심 강요와 다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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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시작된 대표팀 야구 열풍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로 정점을 찍었고,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과 2015년 프리미어12 우승으로 여운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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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보면 WBC가 야구 대표팀 개혁의 시발점이 됐다. WBC에서 참패했기 때문에 전담 대표팀의 필요성이 대두됐고, 전임 감독 체제가 급물살을 탔다.
세대 교체 출발점이 된 11월의 도쿄
'졌지만 잘 싸웠다.' 결과와 상관 없이 내용이 나쁘지 않은(참패하지 않은) 경기를 평가할때 자주 쓰는 문구다. 사실 승자만 기억하는 승부의 세계에서 무의미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지난 19일 막을 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도 '졌지만 잘 싸웠다'의 애매한 경계선에 있다. 냉정히 말해 대표팀은 3경기에서 1승2패의 성적을 거뒀다. 5할이 안되는 승률이다. 또 2패가 모두 '숙적' 일본을 상대로 거둔 패배다. 기록만 놓고보면 '못했다'고 비난을 해도 할 말이 없다.
다만 이번 대회가 야구 대표팀의 새로운 전환점이 된 것만은 분명하다. 선동열 감독은 끝까지 '와일드카드' 3명을 발탁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전력 차이가 심하게 나는 대만을 위해 '와일드카드'를 도입했고, 일본과 한국은 뽑지 않는 쪽으로 견해를 모았었다.
하지만 일본 이나바 아쓰노리 감독이 "반드시 이겨야 한다"며 '와일드카드' 3장을 모두 쓰면서, 결국 한국만 뽑지 않았다. 선동열 감독은 "우리만 안뽑아서 어쩌나" 고민하면서도 끝까지 기준을 지켰다. APBC에서 1승 더 하는 것보다 선수들에게 경험을 쌓게 하는 것이 더 의미있다고 생각한 초심을 유지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아쉬움이 남지만, 그래도 얻은 것은 있는 대회였다. 병역 면제 같은 큰 보상이 걸려있지 않아도 최선을 다해 싸우는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을 봤다. 신선했다.
언제부턴가 야구 대표팀은 세대 교체가 더디게 흘러가는 듯 했다. 지난 WBC 대표팀에 마흔이 넘은 투수 임창용이 발탁된 것도 세대 교체에 역행하는 요소였다. 언제까지 오승환, 이대호, 정근우에게 의지할 수만은 없다. 그런 의미에서 APBC는 새로운 가능성을 재확인한 무대였다.
결국 긴 호흡을 가져가야 한다. 한국야구 전체의 발전을 위해 대표팀의 성과도 중요하다고 본다면, 확실한 장기 플랜을 세워 차근차근 목표를 이뤄가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첫 대표팀 전담 사령탑이 된 선동열 감독은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지휘봉을 잡을 예정이다. APBC를 시작으로 매년 국제 대회가 예정되어 있어 실험 및 실현 무대 기회는 충분하다. 선 감독도 APBC를 준비하는 동시에 내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시선을 던졌다.
아시안게임 전까지 준비할 첫번째 과제는 트레이닝 파트 보충. 단기전에서는 선수들의 당일 컨디션이 경기력을 크게 좌우한다. 호흡이 짧기 때문에 단시간에 최상의 에너지를 뿜어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트레이닝 지원 파트 확충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보다 전문적인 관리가 선수들의 부상 방지와 좋은 경기력으로 이어지게 된다.
선수들의 준비도 이전과는 달라져야 한다. 대표팀에 발탁되면 개인 준비도 필요하다. 아시안게임처럼 정규 시즌 중간에 브레이크 타임을 가지는 대회라면 굳이 몸을 다시 만들어야할 필요가 없지만, WBC나 프리미어12, APBC처럼 비시즌에 치러지는 대회는 경기 감각 관리가 쉽지 않다. 그렇다고 대표팀 소집 기간을 무작정 길게 하기도 현실적으로 힘들다. 때문에 개개인의 준비가 필요하다. 선동열 감독도 "앞으로 대표팀에 뽑히는 선수들은 스스로 준비를 해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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