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 허 훈(부산 kt 소닉붐)의 중국전 활약으로 미소지을 사람이 있다. 바로 조동현 kt 감독이다.
그동안 침체된 팀 분위기를 살려줄 '분위기 메이커'가 없어 고심했던 조 감독은 허 훈이 그 적임자라는 사실을 중국전을 통해 확인하며 앞으로의 리그 일정에 밑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됐다.
대표팀은 26일 고양체육관에서 개최된 '2019 중국농구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2차전에서 중국에 81대92로 무릎을 꿇었다. 중국 선수들의 놀라운 슛 정확도와 차분한 경기 운영은 한국팀이 4쿼터부터 전면 강압수비로 나섰지만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게다가 한국팀은 2쿼터 김종규가 부상을 당하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아쉬움만 남은 것은 아니다. 신인 선수의 가능성을 확인한 경기였다. 허 훈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2쿼터 3분여가 지난 시점부터 투입된 허 훈은 말 그대로 코트를 휘젓고 다녔다. 접전을 이어가던 2쿼터 중반 중국의 3점슛이 정확히 림에 꽂히기 시작하면서 한국팀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를 일순간 다잡은 것이 바로 허 훈이다. 허 훈은 빈틈을 노린 빠른 돌파와 과감한 슛팅으로 중국의 장신 선수들 사이를 휘저었고 막내가 고군분투하자 선배들도 힘을 내기 시작했다.
허 훈은 이날 경기에서 13득점으로 팀 내 가장 많은 점수를 책임졌다.
아버지이자 대표팀 감독인 허 감독도 이날 허 훈의 활약에 대해 "경험이 없는 상황에서 자기보다 큰 선수에게 밀리지 않은게 잘했다. 경험만 쌓으면 대표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될 것 같다"고 칭찬할 정도였다.
물론 무모한 스틸 시도가 대부분 실패로 돌아가 수비부담으로 돌아오는 일이 잦았고 수비에서도 약점을 노출할 정도로 숙제도 많았다.
하지만 경기 도중 침체된 팀 분위기까지 살리는 허 훈의 활약은 막내가 아니라 경력이 많은 선수라도 하기 힘든 일이다.
KBL은 A매치로 인한 브레이크타임이 끝나고 28일부터 재개된다. 당장 28일 전주 KCC이지스와의 홈 경기부터 허 훈이 합류한다. 여기에 지난 23일 트레이드돼 온 가드 김기윤과 센터 김민욱이 투입될 수 있다. 올 시즌 단 2승만을 거두고 13패를 한 kt의 입장에서는 반전을 맞이할 절호의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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