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특급 유망주 배지환이 한국야구위원회(KBO)를 상대로 가처분 신청을 냈다. 육성 선수 자격을 인정해달라는 내용인데, KBO도 쉽게 물러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북고 주전 유격수 배지환은 지난해 9월 11일 열린 신인 2차 드래프트가 열리기 직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계약 사실을 알렸다. 당초 1라운드 지명이 유력한 선수였지만, 미국 진출을 선언하면서 10개 구단 모두 그를 지명하지 않았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다. 배지환이 사인을 한 애틀랜타 구단이 국제 스카우트 계약 과정에서 아마추어 선수들에게 부당한 접촉을 한 것이 알려지면서,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중징계를 내렸다. 배지환을 비롯한 해외 유망주들의 계약이 모두 무효 처리 됐다.
이에 배지환 측이 KBO리그 구단과 계약을 맺을 수 있는 방법을 검토했지만, KBO는 국외 리그에 진출한 아마추어 선수에 대한 규정에 따라 앞으로 2년 동안 KBO리그 구단과 계약을 맺을 수 없다는 해석을 내렸다.
양쪽 입장은 첨예하게 다르다. 배지환 측은 애틀랜타와의 계약이 MLB 사무국의 승인을 받지 못했고, 계약금도 받지 못한 상황이라 사실상 계약 사실이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대로 KBO는 '애틀랜타와의 계약서에 이미 사인을 했고, 루키리그에서도 뛰었기 때문에 적용 대상'이라고 팽팽하게 맞섰다.
결국 배지환 측은 지난해 12월 21일 서울중앙지법에 KBO를 상대로 한 가처분 신청을 했다. 내용은 '육성선수 자격을 인정해달라'는 것이다. 육성선수로 KBO리그 구단과 계약을 맺을 수 있게 된다면, 배지환은 당장 2018시즌부터 프로로 뛸 수 있다. 하지만 2년 유예 혹은 올해 여름에 열릴 드래프트에 참가하게 된다면 최소 1년을 '무적' 신분으로 보내야 한다. 배지환 입장에서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를 면하기 위한 최선의 조치다.
KBO도 같은달 27일에 법원으로부터 관련 내용을 전달 받았고, 현재 검토 중이다. 1월 중 양 측이 법원에 출석해 서로의 입장을 밝힌 후 늦어도 1월말에는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가처분 신청의 판결은 법적인 효력이 없다. 한쪽이 승복하지 않는다면 정식 소송으로 절차가 이어진다. KBO는 법원이 배지환의 손을 들어줄 경우, 정식 소송도 고려하겠다는 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앞으로 아마추어 선수들 가운데 또 비슷한 사례가 일어난다면, 리그 질서와 규정에 혼란이 올 수 있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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