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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박정민 "'말아톤' 조승우 선배님과 비교, 신경쓰이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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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배우 박정민이 서번트증후군 청년을 연기한 소감을 전했다.

주먹만 믿고 살아온 한물간 전직 복서 조하(이병헌)와 엄마만 믿고 살아온 서번트 증후군 동생 진태(박정민), 살아온 곳도, 잘하는 일도, 좋아하는 것도 다른 두 형제가 난생처음 만나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휴먼 코미디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최성현 감독, JK필름 제작). 극중 하나부터 열까지 보살핌이 필요한 서번트 증후군 동생 오진태 역을 박정민이 4일 오전 서울 중구 삼청동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극중 박정민이 연기하는 진태는 서번트 증후군으로 남들과는 다르지만 인사성도 바르고 늘 "네~"라고 대답하는 순수하고 아이 같은 인물이다. 게다가 레슨 한 번 받지 않고 휴대폰 동영상으로 본 피아노 연주를 완벽하게 따라하는 천재다. 아침부터 밤까지 늘 엄마 인숙(윤여정) 곁에 껌딱지 처럼 딱 붙어 지내오던 중 어느 날 갑자기 난생 처음 보는 형 조하가 나타나 새로운 변화를 맞이한다.

지난 2016년 이준익 감독의 '동주'에서 윤동주 시인의 사촌이자 독립운동가 송몽규 역을 맡아 청룡영화상을 비롯한 그해 주요 시상식은 신인연기상을 휩쓴 박정민. 그는 이번 작품에서 말투와 표정, 손동작 하나하나에도 섬세함을 기해 서번트 증후군의 특징을 담아냈다. 특히 피아노 천재 진태를 위해 촬영 3개월 전부터 끈임없는 연습을 거쳐 고난도의 피아노 연주까지 직접 소화해 내 감탄을 자아낸다.이날 박정민은 장애가 있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에 대해 "처음에는 결핍이 있는, 혹은 조금 우리와 다른 모습을 살고 있는 배역에 대한 욕심은 배우라면 모두 욕심이 있을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이 배역에 욕심이 났고 무엇보다 병헌 선배님이 캐스팅이 돼 있는 상황이라서 너무 하고 싶다는 의욕이 앞섰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그런 의욕이 앞서 시작하긴 했는데 준비를 하다보니까 이게 나의 욕심으로 다가가면 안되겠더라. 준비를 하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서번트증후군 혹은 다른 장애를 가지신 분들, 그리고 그분들의 가족과 복지사분들이 보셨을 때 불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거였다. 가장 지키고 싶은 철칙이자 모토 같은 것이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수학교에서 직접 봉사활동까지 했다고 전하며 "사실 굉장히 어려웠다. 동네에 있는 특수학교에서 봉사활동을 했는데 교장 교감 그리고 담임 선생님이 도움을 많이 주셨다. 그런데 어느 날 자원봉사 담당해주시는 분께서 반 학생이 가지고 있는 개인적인 특징을 연기적으로 따려고 하지 않으려고 했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며 "그 이야기를 듣고 아차했다. 저도 그럴 생각은 없었지만 저도 모르게 저도 본 걸 하게 되는 게 있더라. 그래서 책도 보고 영상도 보고, 그런 분들이 가지고 있는 가장 일반적인 모습들을 표현하는 게 맞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박정민은 앞서 '말아톤' 조승우 등 장애를 가진 유명 캐릭터를 연기한 선배 배우들과 비교에 대해 "처음에는 신경이 좀 쓰이긴 했다"고 솔직히 말했다. 이어 "일부러 피해갈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그분들도 선배님들도 연구를 하셨을 테고 그럼 제가 본 것들 제가 들은 것들이 겹치는게 있을거라 생각하고 그런데 그걸 굳이 애써피하려고 하면 걸려 넘어질 것 같아서 조승우 선배님이 하셨던 거 더스틴 호프만이나 레오나로도 디카프리오가 했던 연기들, 이런 걸 예전에 보긴 했지만 일부러 찾아보진 않았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한편, '그것만이 내 세상'은 '역린'(2014)의 각본을 썼던 최성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이병헌, 윤여정, 박정민 등이 출연한다. 1월 17일 개봉.

smlee0326@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