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공격수 크리스티안 파다르(22·헝가리)는 올 시즌 트리플 크라운(후위 공격·서브·블로킹 3개씩 성공)을 여섯 차례나 성공시켰다. 2005년 V리그 태동 이후 두 번째 기록이다. 역대 가장 많은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선수는 OK저축은행의 레전드 시몬이었다. 2015~2016시즌 무려 9차례를 기록했다.
파다르가 트리플크라운을 작성한 6경기 중 우리카드는 5승을 따냈다. 승률은 83%. '파다르 트리플크라운=우리카드 승리' 공식이 생겨났다.
하지만 거꾸로 뒤집어 보면 우리카드는 파다르가 홀로 공격을 책임지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파다르의 별명이 '소년가장'인 이유다. 물론 배구는 개인 종목이 아니기 때문에 파다르만 주목받는 건 옳지 않다. 그러나 어려운 상황에서의 볼 처리와 수비 등에서 자신의 몫을 해주지 못하고 있는 국내 레프트들과 비교하면 충분히 박수받을 만 하다. 김상우 우리카드 감독도 10일 대한항공을 세트스코어 3대0으로 셧아웃 시킨 뒤 "파다르가 제 몫을 톡톡히 해줬다"며 엄지를 세웠다.
하지만 김 감독은 국내 선수들에게도 시선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뒤에서 국내 선수가 받쳐줘야 파다르의 공격이 살아나기 때문이었다. 김 감독은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뽑힌 '대형 신인' 한성정을 비롯해 최홍석 신으뜸 김정환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공격 밸런스의 균형을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최근 최홍석이 살아나고 있지만 파다르에게 쏠린 공격 편중을 좀 더 국내 공격수들이 분산시켜주길 바라고 있다.
김 감독이 내민 카드는 '믿음'이다. 대한항공전에서 국내 선수들의 의지를 확인한 덕분이었다. 김 감독은 "국내 선수들도 잘해줬다. 득점 뿐 아니라 수비에서 부진런히 움직여줬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그 동안 고비 때마다 범실이 나와서 흐름이 꺾이는 일이 많았다"며 "심리적인 부분까지 준비하고 있다. 선수들을 믿고 앞으로 나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