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에서 일반적인 정규시즌 팀 선발 운용 방식은 5선발 로테이션이다. 월요일을 제외한 주6일 경기 일정상 1~5선발이 보통 4일, 많게는 5일 휴식 후 등판하는 식이다. 6개월이 넘는 긴 시즌을 치르는 데 있어 5선발 로테이션은 가장 안정적으로 팀을 운용할 수 있다. 여러 이유가 있는데, 일단은 제한적인 1군 엔트리 안에서 선발 요원을 5명으로 정하는 게 실용적이다. 각 팀마다 풀타임 1군 선발이 가능한 투수가 부족한 것도 주요 이유다.
그런데 2018시즌 초반에 어쩌면 '6선발 로테이션'이 대세가 될 가능성이 보인다. 이미 LG 트윈스 류중일 감독과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이 시즌 초반 6선발 운용 가능성을 언급했다. SK 와이번스를 비롯한 다른 구단들도 조심스레 이 방식의 도입을 검토 중인 듯 하다.
지난해 통합우승을 거둔 디펜딩 챔피언 KIA 타이거즈 김기태 감독은 "아직까지는 6선발 체제에 대한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우선은 스프링캠프를 통해 전반적인 투수들의 컨디션과 기량을 체크한 뒤에나 생각해 볼 일이다"라고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향후 다른 팀 감독들과 비슷한 이유로 6선발 체제를 일부 가동하는 것에 대해서는 열린 입장이다.
이처럼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각 구단 감독들이 '6선발 체제'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건 일주일 가량 빨라진 올해 정규시즌 개막 일정 때문이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문에 3월24일에 개막한다. 최근 한국의 3월 하순은 날씨가 무척 매섭다. 기온은 투수들의 구위와 몸상태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다. 결국 선발 투수의 보호와 구위의 극대화를 위해 각 구단 감독들이 6선발 로테이션에 대한 고려를 하고 있는 셈이다.
또 다른 이유는 템포 조절이다. 올해는 정규시즌 변수가 많다. 아시안게임 때는 시즌이 일시 중단되기도 한다. 때문에 정규시즌 초반은 다분히 '탐색전' 양상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 아시안게임 브레이크를 전후한 시기가 순위 경쟁의 주요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유로 현직 감독들은 시즌 초반 에이스급 선발의 힘을 최대한 비축하는 동시에, 가능성 있는 선발 후보군에게 많은 기회를 부여해 이를 토대로 승부처에서 요긴하게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는 듯 하다.
물론 이런 구상들이 아직 확실히 정해진 것이라 할 순 없다. 김 감독의 말처럼 스프링캠프를 통해 실질적인 투수진의 컨디션과 기량을 먼저 파악할 필요가 있다. 아무리 좋은 계혹이라도 팀내 투수 사정이 받쳐주지 못한다면 실현할 수 없다. 6선발이 가능한 투수 그리고 뒤를 받쳐줄 수 있는 불펜의 힘이 갖춰져야 실효성을 낼 수 있는 방식이다. 이런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선발과 불펜이 동시에 붕괴되는 위험성도 분명히 있다. 때문에 스프링캠프 기간에 각 구단별로 투수진에게 쏟는 관심이 좀 더 커질 듯 하다. 과연 '6선발 체제'는 시즌 초반의 트렌드가 될 수 있을까. 흥미로운 예상 포인트가 될 것 같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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