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피겨스케이팅 열전이 평창올림픽에서 펼쳐진다.
9일 대망의 막을 올릴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시작 전부터 우려가 많았다. 동계올림픽 최고 흥행 종목인 아이스하키에서 잡음이 발생했다. 세계 최강이자 최고 인기의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가 평창올림픽 불참을 결정하면서 찬물이 끼얹어졌다.
아이스하키와 함께 동계올림픽 흥행을 책임져온 피겨스케이팅도 흔들렸다. 최고 스타 하뉴 유즈루(일본)가 발목 부상으로 올림픽 출전에 대한 우려를 자아냈다. '여자 싱글 최강자'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러시아)는 '도핑 스캔들'로 인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러시아 선수단 출전 금지 처분으로 인해 평창 무대에서 보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이어졌다.
하지만 우려는 기우였다. 세계적인 스타들이 평창올림픽에 총출동한다. 하뉴는 발목 부상을 털고 평창행을 확정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실전을 치르지 못해 경기 감각에 대한 우려는 있지만, 하뉴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다. 2014년 소치올림픽 남자 싱글 금메달리스트인 하뉴는 쇼트프로그램(112.72점·2017~2018 챌린저시리즈), 프리스케이팅(223.20점·2017년 4월 세계선수권) 최고점 기록을 독점하고 있다.
경쟁자들도 쟁쟁하다. '점프 기계' 네이선 첸(미국)이 출격한다. 그는 4회전 점프 5종(러츠·플립·살코·루프·토루프)을 공식 경기에서 해낸 최초의 선수. 지난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챌린저 시리즈에서 이를 달성했다. 또 2017년 미국선수권에선 7개의 4회전 점프를 모두 클린으로 소화하기도 했다.
하비에르 페르난데스(스페인)도 있다. 최근 흐름이 매우 좋다. 하뉴, 첸과 견줘도 부족함 없는 실력자. 페르난데스는 지난 20일 막을 내린 유럽선수권에서 총점 295.55점을 기록, 드미트리 알리예프(러시아·274.06점)을 큰 격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이번 유럽선수권 제패로 페르난데스는 최근 유럽선수권 6연패를 달성했다. 2015, 2016년 세계선수권 2연패를 해냈던 그는 유럽선수권 우승 행진을 이어가며 평창 금메달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여자 싱글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출전 불투명했던 메드베데바가 러시아 국적 개인 자격 출전 선수명단에 최종 합류했다. 메드베데바는 김연아, 아사다 마오 은퇴 후 여자 싱글 정상을 차지한 최강자다. 그는 2017년 ISU 팀 트로피에서 총점 241.31점(쇼트 80.85점·프리스케이팅 160.46점)을 기록, 김연아가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서 작성했던 여자 싱글 역대 최고점(228.56점)을 경신했다. 지난해 10월 오른 발등 미세골절로 부침을 겪었지만, 평창 금메달을 노리기엔 충분하다는 평가다.
메드베데바에 가려져 있지만, 세계 최정상급 기량을 갖춘 '천재' 알리나 자기토바도 평창 출사표를 던졌다. 자기토바는 2016~2017시즌 주니어세계선수권, 그랑프리 파이널 최정상에 올랐다. 16세의 자기토바는 러시아 피겨 사상 최고의 유망주로 불리며, 지난달 유럽선수권 여자 싱글에서 메드베데바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다가올 평창 피겨스케이팅으로 두고 2006년 토리노올림픽 남자 싱글 금메달리스트 예브게이 플류셴코(러시아·은퇴)는 미국 AP통신을 통해 "이번 평창올림픽 피겨스케이팅은 역사상 가장 재미있는 대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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