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1분만 기다려주세요!"
13일 강릉아이스아레나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피겨스타' 하뉴 유즈루(24·일본)가 다급하게 말했다. 공식기자회견 예정 시각은 오전 10시30분, 제법 넉넉히 들어온 하뉴는 사실 서두를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웃는 낯으로 취재진에 1분의 시간을 부탁한 채 신발을 고쳐 신었다. 동작은 서둘렀지만, 만면에 자리잡은 감정은 여유였다.
하뉴는 2014년 소치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금메달리스트다. 쇼트프로그램(112.72점·2017~2018 챌린저시리즈), 프리스케이팅(223.20점·2017년 4월 세계선수권) 최고점 기록도 독점하고 있는 '세계 최강자'다.
평창올림픽에서도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지목돼온 하뉴지만, 어려움은 있었다. 지난해 11월 오른 발목 부상을 했다. 가볍지 않았다. 하뉴는 빙판에 서지 못했다. 그는 "점프를 다시 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평지에서 점프 훈련을 하며 이미지 트레이닝을 해왔다. 트리플 악셀은 3주 전, 쿼드러플은 2주 전부터 뛰기 시작했다"고 했다.
일각에선 하뉴의 평창행 무산 가능성도 점쳤지만, 이겨냈다. 결코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 그는 "진통제를 통해 버텼다. 스케이트를 타지 못했다. 올림픽에 나설 수 있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다. 부정적인 생각도 많았다"면서도 "하지만 많은 분들 앞에선 지금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중요하다. 올림픽은 꿈의 무대다. 꿈의 퍼포먼스를 보여드릴 생각만 하고 있다"며 웃업였다.
다시 돌아온 하뉴는 앞만 보고 있다. 하뉴는 "우선 부상 회복에 3개월이 걸렸다. 그 기간 동안 스케이팅을 보는 것만 할 수 있었다. 훈련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 곳에 서게 돼서 매우 자랑스럽다. 게임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긴장을 풀고 있지 않다. 내가 할 수 있는 것, 보여드릴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며 "또, 부상에 고통받고 있을 때 여러 분들이 위로의 말들을 해줬다. 그게 큰 힘이 됐다. 이 자릴 빌어 그 분들께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상이 나를 강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지난 2개월 간 평지에서 훈련을 많이 했다. 이미지 트레이닝도 많이 했고, 시합에서 내가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도 생각을 많이 했다. 그래서 지난 2개월이 낭비였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했다.
연신 웃음으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던 하뉴. 기자회견이 끝날 때까지 여유를 보였다. "땡큐, 아리가또 고자이마스, 감사합니다. 메르시!" 모두 영어, 일어, 한국어, 불어로 '고맙다'는 뜻, 하뉴는 이 말로 작별사를 대신했다. 잠시 생각에 잠긴 하뉴가 한 마디 더 했다. "아! 쓰바시바!" 러시아 취재진도 챙긴 하뉴다.
강릉=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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