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용덕 한화 이글스 감독의 시즌 구상이 점점 구체화 되고 있다. 고민의 중심은 마운드다. 십 수년째 약점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외국인과 토종 양쪽 모두 견고한 선발 자원이 턱없이 부족했다.
고민끝에 마운드 운용 청사진을 하나 둘 내놓고 있다. 그중에서도 베테랑 배영수 활용법이 눈에 띈다.
한용덕 감독은 "리빌딩은 나이순은 아니다. 실력이 우선이다. 팀은 늘 베스트로 꾸려진다. 다만 비슷한 상황이면 잠재력 있는 젊은 친구들이 조금더 기회를 부여받을 수는 있다. 이 역시 미래를 위한 투자이자 지금 해야할 일들이다"며 "선발 후보군이 많다는 것은 기대이자 고민이다. 돌려 말하면 확실한 선발투수가 부족하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한 감독은 배영수(37)를 열흘에 한번씩 던지게 할 생각을 갖고 있다. 선발 등판 뒤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해 젊은 선수들에게 등판 기회를 부여하고, 베테랑인 배영수에게는 체력안배를 위한 시간을 줄 참이다. 자연스런 팀내경쟁 유도 전략이다.
배영수는 지난해 25경기에서 7승8패 평균자책점 5.06으로 활약했다. 배영수의 128이닝은 팀내 최다이닝이었다. 팔꿈치 수술 뒤 혹독한 재활을 거쳐 스스로와의 싸움을 이겨낸 결과다. 하지만 지난해 여름을 지나면서 페이스가 다소 하락하는 모습도 간혹 보였다.
한 감독은 "무조건 기회를 제한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한 시즌 전체를 본다면 배영수에게도 적잖은 도움이 될 것이다. 또 팀 마운드 운영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머릿속이 복잡하다. 이러한 고민은 젊은 선수들이 계속 성장해 지금의 배영수와 견줄만한 실력을 갖췄을 때 완전해질 수 있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비슷한 성공사례가 있다. NC 다이노스에서 은퇴한 손민한(43)은 만 40세이던 2015년 6일 이상의 휴식기간을 가진 뒤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26경기에서 11승6패, 평균자책점 4.89(105이닝)를 기록했다. NC의 가을야구행에 큰 도움을 줬다. 젊은 투수들이 성장할 '공간'이 필요했던 NC로선 '신의 한수'였다.
한화 선발진도 차츰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외국인 투수 키버스 샘슨, 제이슨 휠러 두 원투펀치에 윤규진 김재영 김민우 안영명 이태양 배영수 등이 선발경쟁 중이다. 샘슨과 휠러는 캠프 연습경기에서도 안정된 모습을 보여 코칭스태프를 안심시켰다. 윤규진과 김재영은 이변이 없는 한 선발진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이태양은 수술 뒤 바로 복귀한 터라 전반기에는 투구수가 적은 불펜에서 뛰고 후반기 선발로 전환될 여지가 있다. 안영명은 풍부한 경험과 공격적인 피칭이 장점이다. 지난해가 어깨수술 뒤 재활 첫 시즌이었다. 구속을 얼마만큼 되찾느냐가 관건이다. 김진영은 2군 캠프(일본 고치)로 이동, 선발경쟁에서는 다소 밀린 느낌이다.
2015년 2차 1순위인 김민우(23)는 어깨 재활을 마쳤다. 통증없이 볼을 뿌리고 있다. 캠프에서 140km대 초반까지 구속을 끌어올렸다. 한 감독은 "(김)민우는 어떻게든 써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 어떻게 성장할 지, 어떤 그림을 보여줄 지 나도 궁금한 친구"라고 말했다.
오키나와=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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