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칙보다 원칙이 맞는다고 봅니다."
한화 이글스는 시즌 초 선발 로테이션이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안정화돼가고 있다. 외국인 듀오 키버스 샘슨과 제이슨 휠러가 원투 펀치로 제몫을 하기 시작했고, 4선발 김재영도 최근 4경기 연속 5이닝 이상을 던지며 컨디션 회복을 알렸다. 배영수가 최근 2경기 연속 4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가 우려를 샀지만, 몸에 이상이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금세 정상을 찾을 것이란 기대다. 5선발은 유동적이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후보가 나온다고 보면 된다. 최근에는 김진욱이 선발 기회를 얻었고, 김민우는 주말 삼성 라이온즈전 선발로 예정돼 있다.
한용덕 감독은 3일 대전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선발투수가 길게 던져주니 뒷쪽에서 부담이 적어진다. 이상적으로 가고 있다"면서 "이전엔 선발이 일찍 무너지고 중간에 투수들을 집중적으로 올리다 보니 시즌 내내 어려웠다. 그래서 선발야구 준비를 해왔고 지금은 정착이 돼가고 있는 느낌"이라고 밝혔다.
특히 샘슨과 휠러가 최근 긴 이닝을 소화하면서 불펜진의 부담을 크게 줄여준 게 한 감독이 가장 만족하는 부분이다. 샘슨은 지난 1일 LG전에서 6이닝 6안타 3실점으로 승리를 안는 등 최근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휠러는 2일 LG전에서 7이닝을 6안타 3실점으로 틀어막는 쾌투를 펼치며 최근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했다. 한 감독은 "선발야구를 해야 한 시즌을 편안하게 치를 수 있다"면서 "토종 젊은 선발들이 아직은 부족하지만 용병 둘이 잘 해주고 있어 선발야구가 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 감독은 로테이션 운영에 있어 원칙을 철저히 지킨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즉 상대팀에 따라 선발 순서를 바꾸는 일은 없다는 것이다. 한 감독은 "투수코치 때부터 로테이션 변칙을 한 적이 한 번도 없다. 그런 경우 결과가 좋다 하더라도 득보다는 실이 크다. 에이스를 올스타 브레이크 직전에 변칙적으로 빨리 내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면 후반기에 망가지는 걸 많이 봤다"고 했다.
김재영이 LG에 강하니 이날 선발 등판을 고려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김재영은 지난해 LG를 상대로 4경기에 등판해 2승, 평균자책점 2.28로 호투했다. 한 감독은 투수코치 시절 감독들에게 변칙 등판 등 사안이 있으면 원칙대로 가는 걸 주장했다고 한다. 한 감독은 "예전에 김인식 감독님과 할 때 얘기다. 내 의견을 말씀드렸는데 말도 안된다고 손사래를 치셨다. 그런데 다시 부르시더니 그렇게 한 번 해보자고 하시더라. 다행히 결과가 좋았고, 다른 부분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말씀드릴 수 있었다"면서 "야구에서도 변칙보다는 원칙을 지켜가는 게 맞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대전=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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