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반 걸린 적도 있어요."
최근 프로야구 선수들이 팬서비스가 논란이다. 어린이 팬들에게도 귀찮은 듯 사인을 해주지 않는 선수들에 대한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팬들이 있어 수십억원의 연봉을 받으며 부와 명예를 가질 수 있는 게 프로 선수인데, 팬서비스는 귀찮아도 해야하는 게 아니라 프로의 의무다. 너무 인기가 많다보니, 자신들에게 다가오는 팬들을 귀찮은 존재로 여기는 선수들의 마인드가 큰 문제다.
하지만 이런 논란 속에 오히려 좋은 쪽으로 주목을 받는 선수도 있다. 최근 프로야구 게시판 등에는 팬서비스를 잘해주는 선수에 대한 일화들이 많이 올라온다. 가장 많이 거론되는 선수가 두산 베어스 오재원. 터프한 경기장 내 이미지와는 달리 팬들에게는 한 없이 친절하다고 한다. 또 한 명 단골 손님이 SK 와이번스 투수 박종훈이다. 팬들이 말을 안해도 알아서 사인을 정성스럽게 해주기로 유명하단다.
그래서 박종훈에게 팬서비스에 대해 물었다. 박종훈은 "선수마다 분명히 느끼는 감정들은 다 다르다"고 전제하면서도 "나는 너무 좋다. 프로 선수의 의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좋아서 더 열심히 사인을 해드린다"고 말했다. 박종훈은 "내 스스로는 2군에서 오래 있었다고 생각했다. 그 때 팬에 대한 소중함을 알게 됐다. 내가 뭐라고, 내 사인을 받겠다고 찾아와주시는 팬들을 마다하겠나. 특히, 어린이팬들은 너무 귀여워 어떻게라도 다 챙기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에게 사인을 받으러 왔다 다른 선수가 나타나면 그 선수에게 달려가는 어린이팬이 있어도, 그 어린이팬이 다시 자기에게 찾아올 때까지 기다린다고 한다.
박종훈은 경기 후 팬서비스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쏟느냐 묻자 "1시간 반 동안 사인을 해본 기억도 있다"며 웃었다. 박종훈은 "전혀 힘들지 않다. 즐겁다. 그리고 팬들도 매너가 좋다. 내가 선발로 던진 날이면 몇몇 팬들이 알아서 '오늘 선발로 던졌으니 사인은 나중에 받자'고 다른 팬들께 얘기해주신다. 나도 너무 힘든 날에는 정중하게 '죄송하다. 다음에 꼭 해드리겠다'고 말씀드린다. 그렇게 말씀드리면 다들 잘 이해해주신다"고 설명했다.
박종훈은 마지막으로 "이번 팬서비스 논란에 대한 보도를 봤는데, 잠실구장에서 선수들이 경기 전 옷을 갈아입고 쉬기 위해 버스에 이동하는 장면이 나오더라. 그런데 잠실의 경우 그 때 버스 주변 팬들이 엄청나게 많다. 특정 팬만 사인을 해드리면, 정말 순식간에 대처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팬들이 몰리는 상황이 발생한다. 누군 해드리고, 누군 안해드리고 할 수가 없다. 경기 전이기에 더욱 예민하기도 하다. 선수들이 그런 점들이 곤란해 사인을 거절한 것 같다. 그런 부분은 팬들께서도 잘 이해해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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