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전에 너무 힘을 뺀 것일까.
KT 위즈가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KT는 4일 수원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선발 주 권의 난조, 타선 침묵 속에 1대11로 완패했다. 주 권이 4⅔이닝 8실점으로 무너졌고, 타선은 넥센 선발 에스밀 로저스 호투에 눌려 힘 한 번 써보지 못했다.
경기 전 KT 덕아웃 분위기는 좋았다. 전날 선두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3대2로 신승을 거뒀기 때문. 창단 후 두산에 매우 약했던 KT인데 올해는 첫 맞대결에서 사상 첫 위닝시리즈를 거뒀고, 이번 시리즈에서도 1승1패 동률을 이뤘다. 김진욱 감독은 "어제 경기 승리는 3승 가치가 있는 승리였다"며 기뻐했다.
이렇게 기분 좋은 승리를 따냈을 때는, 그 좋은 분위기가 계속 이어지기 마련. 하지만 KT의 상승세는 하루 만에 차갑게 식고 말았다. 초반부터 넥센 타선에 실점하고, 이렇다 할 찬스를 만들지 못하며 일찍 수건을 던지고 말았다. 8회말 멜 로하스 주니어가 바뀐 투수 김성민을 상대로 솔로홈런을 치지 못했다면 치욕의 영봉패를 당할 뻔 했다. 로저스에게 무려 10개의 삼진을 당했다. 선수들 컨디션 조절을 위해 경기 전 배팅 훈련을 자율적으로 실시했지만, 효과가 없었다. 신인 강백호가 14경기 만에 멀티히트를 때려낸 것, 황재균이 11경기 연속안타 포함 2안타 2볼넷 전타석 출루한 게 그나마 작은 위안거리였다.
반면, 차-포-마-상을 다 떼고 경기에 임한 넥센은 타선에 신바람이 불었다. 박병호-서건창-마이클 초이스-김민성이 모두 부상으로 2군에 있거나 이날 선발에서 제외됐지만 젊은 선수들이 거침 없이 방망이를 돌렸다. 홈런 4방 포함, 장단 15안타를 터뜨렸다. 주전 선수 대체로 선발 라인업에 포함된 김규민, 장영석이 각각 3안타, 4안타(1홈런)씩을 몰아치니 야구가 안될래야 안될 수가 없었다. 장영석은 생애 첫 4안타 경기를 했다. 전날 창원에서 경기를 치르고 먼 길을 이동했음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이 좋은 컨디션을 보여줬다.
수원=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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