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현재 다승 경쟁 구도에 뜻밖의 선수가 한 명 끼어 있다.
롯데 자이언츠 불펜 투수 진명호(29)다. 진명호는 4승(1패2홀드)으로 앙헬 산체스, 박종훈, 김광현(이상 SK 와이번스), 임찬규(LG 트윈스)와 함께 다승 부문 공동 4위다.
현재 다승 1위는 조쉬 린드블럼(두산 베이스)이다. 8일 현재 6승(1패)으로 단독 선두다. 양현종(KIA 타이거즈)과 세스 후랭코프(두산 베어스)가 각각 5승으로 뒤를 따르고 있다. KBO리그 최고의 투수로 꼽히는 린드블럼과 양현종, 메이저리그 출신 후랭코프, 산체스 모두 다승 경쟁이 어느 정도 예상됐던 선수들이다. 시즌 초반이기는 하나 불펜 투수 진명호의 이름은 낮설게 느껴진다.
진명호가 따낸 4승 모두 구원승이다. 지난 4월 11일 넥센 히어로즈전 선발 투수 송승준이 2회 1사까지 4타자를 상대한 뒤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을 다치자 긴급 등판, 3⅔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 막았다. 이날 팀이 12대0으로 이겨 지난 2012년 8월 2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 구원승 이후 2059일 만에 승리 투수가 됐다. 4월 20일 SK 와이번스전과 4월 29일 한화 이글스전에서는 각각 1⅓이닝씩을 던져 승리를 챙겼다. 지난 3일 KIA 타이거즈전에서도 3-3 동점이던 9회초 2사 1, 3루에서 타구를 맞아 쓰러진 마무리 손승락 대신 마운드에 올랐고, 김선빈의 내야안타로 실점했으나 9회말 정 훈의 끝내기 2타점으로 5대4로 경기를 마치며 승수를 추가했다. 마운드 부진으로 찾아온 행운이지만, 19경기 19⅓이닝(평균 자책점 1.40) 동안 '마당쇠 역할'을 성실하게 수행하며 얻은 소중한 결실이다.
꾸준한 출전 속에 배짱도 두둑해졌다. 진명호는 8일 잠실 LG전에서 팀이 4-2로 앞서던 8회말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선두 타자 이형종에게 안타를 맞은 진명호는 후속타자 오지환을 삼진으로 돌려세웠으나 박용택을 2루타, 김현수를 고의 4구로 내보내 1사 만루의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후속타자 채은성, 김용의를 모두 삼진으로 처리하면서 실점 위기를 넘겼다. 최고 구속은 150㎞를 찍었다.
진명호는 2009년 롯데 2차지명 1라운드 2순위로 입단했다. 지난해까지 쓴 통산 성적은 65경기 128⅓이닝 동안 3승5패1홀드, 평균자책점 5.05에 불과했다. 가장 좋은 기록을 쓴 2012시즌에도 23경기 60이닝에서 2승1패1홀드, 평균자책점 3.45였다. 지난해에도 1군에선 4경기 5이닝을 던진게 전부였다. 하지만 올 시즌 초반부터 불펜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꾸준하게 마운드에 오르더니, 어느덧 오현택, 손승락과 함께 롯데의 필승조로 자리 잡았다.
과연 진명호가 앞으로도 필승조로 입지를 굳힐 수 있을까. 지난해 10홀드(4승4패2세이브)를 기록했던 박진형은 올 시즌 13경기(3승2패1홀드) 평균자책점이 6.23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1일 오른쪽 어깨 통증으로 1군 엔트리 말소 후 재활 중이다. 지난해 박진형과 셋업맨 역할을 맡았던 조정훈은 부상 재활을 마치고 곧 복귀할 예정이나 곧바로 활약하기엔 무리가 있다. 당분간 필승조로 마운드에 오르는 진명호의 활약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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