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단 스태프는 코트 위를 누비는 선수들을 뒷받침하는 기둥이다. 트레이너와 통역 뿐만 아니라 각종 행정 업무를 처리하는 이까지 각양각색이다. 하루 동안 두 손이 모자랄 정도로 각종 업무를 하다보면 지칠 수밖에 없지만, 선수들에게는 그 누구보다 필요한 존재이기에 마냥 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지난 17일 마카오 동아시안게임돔에서 펼쳐진 썸머 슈퍼 에이트 토너먼트(슈퍼8). 서울 삼성 썬더스를 상대한 블랙워터 엘리트(필리핀)의 벤치엔 선수와 스태프 숫자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부분의 경기에서 감독과 코치, 트레이너가 벤치에 앉고 나머지 스태프들은 관중석 한켠에서 경기를 지켜보기 마련인데, 블랙워터의 분위기는 영 달랐다.
'숨은 스태프'가 있었다. 다혈질인 필리핀 선수들을 추스르는 일종의 '멘탈 코치'가 존재했다. 삼성전에 나선 블랙워터 선수들은 1쿼터부터 4쿼터까지 시종일관 '기복'을 드러냈다. 3쿼터 초반 삼성의 거센 공세에 선수들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다가, 4쿼터 중반부터 앞서가기 시작하자 수건을 흔들면서 흥분된 모습을 드러냈다. 벤치가 들썩일 때마다 심판이 다가와 주의를 줄 정도였다. '숨은 스태프'는 이들의 흥분을 가라앉히는 역할이었다. 격한 세리머니나 행동이 나올 때마다 선수들에게 다가가 진정을 시키고 제대로 경기를 치를 수 있게 하는 식이었다. 3쿼터 중반 센터 존 폴 이람이 파울 선언에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음료수병을 코트로 집어던지자, 한참 이야기를 나누면서 진정을 시키는 모습도 드러냈다.
이번 대회를 지켜보고 있는 농구계 관계자는 "필리핀 팀 코칭스태프들은 선수들이 흥분하면 그저 지켜보는 편이지만, 구단 입장에선 시즌 중 징계를 받을 수도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예민해질 수밖에 없다"며 "(블랙워터의 스태프는) 단장의 아들로 알고 있다. 단장의 뜻을 선수단에 전달하면서 선수들의 흥분을 가라앉히는 역할도 맡는 듯 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선수들은 열정적이지만 프로 의식도 다져져 있는 편이라 우리에겐 흔치 않은 광경"이라고 덧붙였다.
마카오=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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