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손흥민이 위기의 한국을 구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표팀은 20일 인도네시아 반둥의 시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에서 열린 키르기스스탄과의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조별리그 E조 최종전에서 후반 18분에 터진 손흥민의 결승골을 앞세워 1대0으로 승리했다. 위기에 몰렸던 한국은 2승1패로 조 2위를 기록. 가까스로 16강행 티켓을 따냈다. 한국은 이제 23일 이란과 16강전을 치른다.
대표팀은 이날 전반전 내내 답답한 모습을 보였다. 슈팅 14-0으로 앞서고도 한 골을 넣지 못했다. 유효 슈팅은 2개 뿐이었다. 전방에서 계속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내고도 골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손흥민도 전반전에는 다소 주춤했다. 하지만 결국 와일드카드 손흥민이 화끈한 슈팅 한 방으로 해결했다. 후반 18분 왼쪽에서 코너킥 기회를 얻었다. 키커 장윤호가 오른발로 크로스를 올렸다. 이어 골문 오른쪽에 위치한 손흥민이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손흥민의 슈팅 한 방이 결승골이 됐다.
손흥민은 경기 후 "거의 11명의 선수가 수비하는 상황이 많았다. 수비 후 역습으로 나오는 걸 준비한 것 같다. 이 부분을 잘 인지해야 한다. 다른 팀들이 항상 세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공부해야 한다. 다시 한 번 경기장에서 배웠다. 상당히 중요한 경기에서 이겨줘서 선수들에게 고맙다. 16강부터 잘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승리에도 공격수들의 골 결정력은 아쉬웠다. 손흥민은 "당연히 골 넣고, 이기는 게 제일 중요하다. 하지만 골 넣는 게 그렇게 쉬운 건 아니다. 나도 (황)희찬이도 놓쳤다. 공격수로 당연히 반성해야 할 부분이다. 그 부분은 선수들이 잘 인지하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다들 발전하고 싶은 선수들이기 때문에 일일이 말할 필요 없을 것 같다"고 답했다.
다음 상대는 이란이다. 쉽지 않은 대진을 받아들였다. 손흥민은 이에 대해 "성인팀도 유스팀도 강팀인 건 다들 알 것이다. 그러나 다른 팀을 생각하는 것보다 우리 팀이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이란이든, 우즈베키스탄이든 모두 우승할 수 있는 팀이다. 한 끗 차이라 생각한다. 그걸 잘 인지하고 팀을 이끌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매우 어려운 경기였다. 키르기스스탄이 수비를 잘했다. 공간이 많이 나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는 우승을 위해 가고 있다. 오늘밤에는 승리를 즐기겠지만, 내일부터는 16강전을 준비하겠다"고 했다.반둥(인도네시아)=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사진제공=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