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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7일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1대2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뒤에는 후배들을 강하게 질타했다. 손흥민은 "솔직히 창피한 일이다. 언제까지나 다독일 수는 없다. 나도 많은 주장 형들이 하는 걸 봐왔다. 가끔은 병도 주고 가끔은 약을 주는 게 정확하다. 격려도 필요하지만 지금은 따끔한 지적이 필요할 때다"라고 했다. 후배들의 활약에 웃기도 했다. 승리 뒤에는 "후배들에게 너무 너무 감사하다. 나도 많은 걸 배우고 있다"고 했다. 당근과 채찍을 적절하게 활용했다. 그렇게 손흥민의 리더십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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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에선 양보할 줄 아는 리더였다. 1일 일본과의 결승전. 손흥민의 도움을 받은 이승우가 연장 전반 3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손흥민에게도 슈팅 기회가 있었지만, 이승우에게 양보했다. 손흥민은 그 순간을 떠올리며 "(이)승우가 '나와, 나와!'라고 해서 빨리 비켜줬다. 승우가 더 좋은 자리에 있었고, 좋은 마무리를 할 수 있는 자리였다. 결국 어시스트를 했다"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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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문장 조현우는 "말레이시아전에서 패하면서 다시 처음부터 한다는 생각을 가졌다. 선수들은 매일 매일 상대를 분석하면서 꼭 금메달을 딴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결국 그 이후로 상황이 좋게 풀렸다"고 했다. 김문환은 "선수들이 말레이시아전이 끝난 뒤 마인드를 아예 바꾸었다. 그래서 우승을 할 수 있었다. 보약이 됐다. 어차피 그 길은 우리가 자처한 것이기 때문에, 안 피하고 가면 충분히 승산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나로 뭉친 김학범호는 첫 패배를 계기로 똘똘 뭉쳤다.
또 한 번의 위기는 있었다. '강력한 우승 후보'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이었다. 두 팀이 화끈하게 맞붙었다. 한국은 전반 4분 만에 선제골을 만들고도 우즈베키스탄의 파상공세를 이겨내지 못했다. 3-3 동점에서 돌입한 연장전. 마지막 2분을 남겨 놓고 황의조가 페널티킥을 얻었다. 키커 황희찬이 득점하며 우여곡절 끝에 승리. 김 감독은 플래시 인터뷰에서 말을 하던 도중 눈물을 보였다. 호랑이 감독의 낯선 모습이었다. 그 정도로 힘든 경기를 치렀다.
김문환은 "경기가 끝나고 너무 힘들어서 정신이 없었다. 인터넷을 보고 눈물을 흘리신 걸 알았다. 너무 죄송했다. 감독님이 주문하신 걸 우리가 잘 못했다. 너무 힘들어하시는 것 같아서 죄송했다. 그래서 베트남전부터 감독님을 위해서 뛰겠다며 선수들이 한 마음이 됐다"고 했다. 게다가 베트남과의 준결승전은 한국인 박항서 감독과의 대결. 절대 질 수 없었다. 이승우를 비롯한 선수들은 결승 진출 후 "감독님을 위해 뛰었다"고 했다. 다시 찾아온 위기로 선수들은 정신을 바짝 차렸다.
김학범호가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던 결정적인 순간이었다. 어렵게 시작한 김학범호는 대회를 치를수록 조직력을 갖춘 하나의 팀이 됐다. 손흥민은 이 대표팀을 "축구를 정말 잘하고 인성 좋은 팀이다"라고 정의했다. 이들의 성장과 금메달은 한국 축구에 큰 선물이 됐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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