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범호가 금의환향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거머쥔 U-23 대표팀은 3일 열렬한 환대 속에 귀국했다. 오랜만에 축구에 쏟아진 환호였다. 지난 2018년 러시아월드컵 독일과의 최종전 승리로 분위기를 '업'시킨 한국축구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명승부를 펼치며 다시 국민적 응원을 받았다.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낸 김학범 감독도, '캡틴' 손흥민(토트넘)도 싱글벙글이었다.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해 한국축구는 많은 것을 얻었다. 최고의 성과는 역시 미래다. 이번 대표팀이 어느 아시안게임 대표팀보다 주목을 받았던 것은 손흥민의 병역 문제도 있었지만, 가능성 넘치는 신예들의 존재 때문이었다. 유럽에서 뛰는 이승우(헬라스 베로나) 황희찬(함부르크) 김정민(리퍼링)에, '괴물 수비수' 김민재(전북), '차세대 플레이메이커' 황인범(대전), '윙백 유망주' 김문환(부산) 김진야(인천) 등이 포진했다. 이들은 역대 최고의 와일드카드 손흥민-황의조(감바 오사카)-조현우(대구)와 함께 아시안게임 2연패를 달성했다. 군면제라는 선물까지 받았다.
'자카르타 세대'의 등장으로 한국축구는 세대교체의 동력을 얻었다. 한국축구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 신화를 달성한 '런던 세대'에서 손흥민 이재성(홀슈타인 킬) 등이 중심이 된 '92세대'로 재편되고 있다. 지난 러시아월드컵을 통해 본격화된 세대교체는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해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미 이들 중 다수가 파울루 벤투 감독의 첫번째 A대표팀 명단에 포함됐다. '자카르타 세대'가 빠르게 A대표팀에 녹아들수록 세대교체의 속도는 더 빨라질 수 있다.
관건은 '자카르타 세대'의 성장이다. 거울이 있다. 4년 전 금메달을 거머쥐었던 '인천 세대'다. 한국축구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역시 군문제를 해결한 '런던 세대'에 이어 '인천 세대'까지 등장하며 한국축구는 새로운 황금기를 예고했다. 하지만 인천 세대는 생각보다 성장하지 못했다. 이재성 장현수(FC도쿄) 김진수(전북) 정도를 제외하고는 대표팀에 자리잡지 못했다. 밑에서 생각보다 치고 올라오지 못하자, 런던 세대마저 세가 꺾이고 말았다.
'자카르타 세대'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인천 세대'의 실패를 되풀이 하지 않아야 한다. 사실 '인천 세대' 역시 '런던 세대' 못지 않은 재능을 가졌다. 하지만 유럽에 적극적으로 도전했던 '런던 세대'와 달리 현실에 안주했다. 유럽 대신 중국, 일본, 중동 등으로 나가는데 그쳤다. '인천 세대' 중 유일한 유럽파는 이재성 뿐이다. 그마저도 올해가 돼서야 유럽으로 나갔다.
그래서 손흥민의 말에 주목해야 한다. 손흥민은 "어린 선수들에게 좋은 환경이 됐으니 겁내지 말고 나가서 부딪치라고 했다"고 말했다. 유럽행이 곧 '성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 발전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자카르타 세대에는 유럽에서 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선수들이 제법된다. 이들이 도전하고, 결실을 얻을 경우 한국축구는 더욱 강해질 수 있다. '자카르타 세대'가 더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자카르타 세대가 성장하면, 손흥민 이재성 권창훈(디종) 등이 고참으로 팀을 이끌고, 자카르타 세대가 중간에 자리잡고, 이강인(발렌시아) 정우영(바이에른 뮌헨) 등 후배들이 패기있게 나서는 환상의 구도가 완성될 수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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