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해보험은 지난 시즌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시즌 초반은 좋았다. 서브를 강조한 권순찬 감독의 의도가 맞아떨어지며 신바람을 냈다. 연승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이후 고비를 넘지 못했다. 성적이 내리막길을 타며, 봄배구에 실패했다. 권 감독이 찾은 원인은 체력이었다. 권 감독은 "1라운드는 좋았지만, 2라운드 이후부터 체력이 떨어지는게 보이더라"고 했다. KB손해보험은 비시즌 동안 체력훈련에 많은 공을 들였다. 컵대회를 앞두고도 체력훈련에만 신경을 썼다. 오히려 더 강하게 훈련을 했다. 권 감독은 "한달 동안 연습 경기를 많이 했다. 일주일에 4번이나 했다"고 했다.
실제 선수들은 지쳐보였다. 권 감독은 "체력적으로 힘들때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지에 초점을 맞췄다. 이번 대회는 시즌 중반을 염두에 둔 시뮬레이션이라 할 수 있겠다"고 했다.
배구적으로는 스피드와 사브를 강조했다. 권 감독은 "리시브가 떨어졌을때 스피디하게 할 수 있도록 했다. 우리 강점인 서브는 더욱 살릴 생각이다. 작년에 서브가 강했지만 범실이 많았다. 줄이려고 했지만, 서브는 역시 자신감에서 나온다. 자신감이 올라와야 한다"고 했다.
KB손해보험은 첫 판부터 힘겨운 경기를 했다. 하지만 뒷심은 더 좋아졌다. KB손해보험이 컵대회 개막전에서 웃었다. KB손해보험은 9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전력과의 2018년 제천·KAL컵 남자프로대회 개막전에서 세트스코어 3대2(25-20, 19-25, 20-25, )로 이겼다. 이강원이 23득점, 알렉스가 18득점을 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KB손해보험은 아직 몸상태가 정상이 아닌 외국인선수 알렉스와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돌아온 황택의를 총출동시켰다. 1세트는 기분 좋은 역전승을 거뒀다. 시작과 함께 0-5로 끌려갔지만, 이강원의 연속 백어택과 손현종의 공격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2세트에 이어 3세트까지 내준 KB손해보험은 4세트부터 힘을 냈다. 15-15에서 알렉스의 공격과 이강원의 연속 득점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마지막 5세트, 팽팽한 흐름이 이어졌다. 중요한 순간, 알렉스의 공격이 터지며 점수차를 벌렸다.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은 KB손해보험은 2시간30분 동안 이어온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번 컵대회는 9일부터 16일까지 총 8일간 국내 7개팀과 초청 팀인 일본의 JT선더스가 우승을 놓고 다툰다. 한국전력, KB손해보험, OK저축은행, 현대캐피탈이 A조에서 맞대결을 펼치며, 우리카드, 삼성화재, 대한항공, JT선더스가 한조에 속했다. 조별리그를 치른 후 크로스 토너먼트로 준결승, 결승전이 펼쳐진다. 이번 대회에선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스타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삼성화재와 대한항공을 제외한 5개 팀의 외국인 선수들도 코트를 누빈다.
제천=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