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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김종부 감독의 큰 그림, 숙제 남긴 전술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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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제를 남겼다."

김종부 경남 감독이 고개를 푹 숙였다.

김 감독이 이끄는 경남은 16일 순천팔마종합운동장에서 전남과의 2018년 KEB하나은행 K리그1 28라운드 원정경기에서 3대3 무승부를 기록했다.

경기 뒤 김 감독은 연신 "아쉽다"며 씁쓸함을 감추지 않았다. 그만큼 승리가 간절했던 경기다. 뜨거운 여름을 보냈던 경남은 최근 주춤했다. 수원과 전북에 잇달아 패하며 질주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3위 울산의 추격을 받는 상황이 됐다.

9월 A매치 휴식기 이후 치르는 첫 경기. 재충전의 시간은 충분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그동안 열심히 했던 만큼 휴식을 가졌다"고 말했다. 선수단은 지난 2일 전북전 이후 나흘을 쉬었다.

천군만마도 돌아왔다. 강원과의 25라운드 대결에서 거친 태클로 퇴장을 당했던 말컹이 복귀했다. 말컹이 없는 동안 경남은 2연패에 빠졌었다.

반가운 주포의 복귀. 하지만 정작 말컹은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앞을 내다본 김 감독의 큰 그림이었다. 경남은 중심은 자타공인 말컹이다. 그는 종전까지 리그 23경기에서 21골을 기록하며 팀을 이끌었다.

문제는 말컹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였다. 실제 말컹이 없는 경남은 위태로웠다. 최근 수원과 전북에 패한 것이 대표적인 예.

남은 경기에서 어떤 변수가 발생할지 모르는 만큼 '대비책'이 필요했다. 게다가 경남은 상위 스플릿에 오를 확률이 매우 높다. 강팀과의 대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수'가 필요했다. 김 감독은 "말컹이 없을 때 경기를 제대로 풀어가지 못했다. 그동안은 우리가 잘하는 것만 했는데, 이제는 또 다른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변화를 줬다. 경남은 주로 사용했던 4-4-2 혹은 4-4-1-1 전술 대신 4-3-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2선 공격수로 활용했던 쿠니모토와 파울링요는 중원으로 내려세웠다. 대신 신인 김종진이 윙사이드에서 공격을 이끌었다.

경기 초반만 해도 김 감독의 계산이 맞아 떨어지는 듯했다. 김효기와 김종진이 연달아 득점포를 가동하며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상대에 3골을 허용하며 2-3으로 패배 위기에 몰렸다. 결국 벼랑 끝에서 팀을 구한 것은 후반 12분 투입된 '에이스' 말컹이었다. 말컹은 경기 종료 10여초를 남기고 극적인 동점골을 꽂아 넣었다. 이번에도 결국 해결사는 말컹이었다.

김 감독은 "많이 부족한 경기였다. 숙제를 남겼다"고 딱 잘라 말했다. 그는 "득점은 했다. 그러나 중원에서 경기를 풀어가는 것이 원활하지 않았다. 실점도 많았다. 특히 실점은 체력 문제가 아닌 멘탈이 부족했던 것 같다. 우리 선수들이 무너진 경기다. 선수들이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순천=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