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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딜레마, 니퍼트-피어밴드 재계약? 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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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KT 위즈는 올시즌 꼴찌 탈출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미 가을야구 진출은 멀어진 상황에서, 시즌 마무리를 잘하며 내년 시즌 대비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시즌을 좌지우지할 요소 중 가장 큰 게 외국인 선수 농사. 특히 안정된 외국인 선발 2명이 있어야 긴 레이스 버티는 힘이 생긴다.

KT는 올해 두 베테랑 투수 더스틴 니퍼트, 라이언 피어밴드와 함께 했다. 두 사람 모두 100만달러 이상의 거액을 받았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성적은 신통치 않다. 니퍼트 7승7패 평균자책점 4.26, 피어밴드 6승7패 평균자책점 4.33이다. KT는 두 사람에게 10승이 훌쩍 넘는 성적을 기대하며 많은 돈을 투자했다.

그렇다고 성적 부진을 두 사람에게 돌릴 수만도 없다. 열심히, 최선을 다해 던져도 승운이 따르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허약한 득점 지원, 수비 지원 때문에 눈물을 흘리는 경우가 많았다. 올해 니퍼트가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 17번, 피어밴드가 14번을 기록했다. 다승 단독 선두 두산 베어스 세스 후랭코프의 퀄리티스타트 기록이 16번인 걸 감안하면 두 사람이 얼마나 힘든지 바로 비교가 된다. 후랭코프가 쌓은 승수는 무려 18승이다. 김진욱 감독도 이에 대해 "최근에는 승수로만 투수를 판단하는 시대는 지났다. 아프지 않고 로테이션을 얼마나 잘 소화해주는지, 얼마나 많은 이닝을 책임져주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두 사람은 선발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잘해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런 가운데 내년부터 외국인 선수 영입 규정이 바뀐다. 새 외국인 투수를 데려오려면 총액 100만달러 이하의 몸값을 써야 한다. 몸값이 비싸다가 다 좋은 투수가 오는 건 아니지만, 분명 수준급 투수를 데려올 확률은 낮아진다.

그러면 기존 선수들과의 재계약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게 된다. 그런데 KT는 상황이 애매하다. 올해부터 바뀐 외국인 선수 세금 규정 때문에 기존에 뛰던 선수들은 훨씬 높은 몸값을 요구할 게 뻔하다. 받던 돈이 있으니, 그 세금을 내고도 출혈이 없으려면 최소 150만달러 이상을 구단이 지불해야 한다.

그래서 성적만 낼 수 있다면 투자를 하는데, KT 외국인 투수들은 노장이다. 니퍼트가 내년 38세, 피어밴드가 34세가 된다. 구위, 체력 등이 더 떨어진다. 니퍼트는 어깨와 팔꿈치 상태가 100%는 아니고, 피어밴드는 너클볼이 상대팀에게 간파를 당하고 있다. 또, 올해 분명히 잘해주는 건 맞지만 외국인 원투펀치로 상대를 압도한다고 하기도 힘들다. 성적이 나려면 더 강력한 외국인 투수가 필요한 KT다.

아직은 시즌 중이기에 이 문제에 대해 직접적으로 고민을 드러낼 수 없다. 하지만 일찍부터 운영 방향을 정해 재계약이든, 새 선수 영입이든 전략을 짜는 게 중요하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