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막판 순위 싸움 중의 1패는 그 무게감이 남다르다. 하물며 채 10경기도 안 남겨둔 시점에서의 3연패란? 어지간해서는 복구하기 어려운 치명상이다. 한창 3위 탈환의 야심을 키워가던 넥센 히어로즈가 하필 3연패의 직격탄을 맞았다. 이것으로 사실상 3위 도전의 꿈은 멀어졌다고 볼 수 있다.
넥센은 지난 27일 고척 롯데전에서 9회초 이대호에게 결승타를 허용하며 6대8로 지고 말았다. 26일 잠실 두산전에 이어 2경기 연속으로 동점 상황에서 9회에 결승점을 내줬다. 팀 입장에서는 패배의 과정도 괴롭지만, 그 결과가 더욱 치명적이다. 이날 하필 3위 한화 이글스가 1위 두산 베어스를 꺾으면서 3위 한화와 4위 넥센의 승차는 3.5경기로 벌어지고 말았다.
물론 아직 역전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백기'를 들어야 할 것 같다. 28일 고척 롯데전을 포함해 불과 6경기만을 남겨둔 넥센이 맞대결 없는 한화와의 3.5경기 차이를 뒤집기란 여간해서는 쉽지 않다. 27일 기준 71승67패의 넥센이 남은 6경기에서 전승을 거둔다고 해도, 73승62패의 한화는 잔여 9경기에서 5승4패만 하면 3위 확정이다.
또 앞으로 넥센이 질 때마다 한화의 3위 확정 승수도 자동적으로 1개씩 줄어든다. 즉 넥센이 3승3패를 하면 한화는 2승만 더 추가하면 되는 식이다. 사실상 '3위 싸움'은 끝이 난 것이나 다름없다.
한창 상승세를 타던 넥센으로서는 아쉽기 그지 없는 일이다. 그러나 이미 지나간 결과는 뒤집을 수 없다. '그때 이겼더라면…'과 같은 만시지탄은 아무 소용이 없는 일이다. 이제는 지금 할 수 있는, 그리고 꼭 해야 하는 일에만 집중해야 한다. 본격적으로 포스트시즌을 위한 준비를 해나가야 할 시점이 됐다.
냉철하게 따져보면 넥센이 한화를 잡는 게 어려운 것처럼 넥센이 5위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도 희박하다. 결국 넥센은 4위를 수성하면서 5위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대비하는 동시에 준플레이오프 이상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팀을 재정비하고 전력을 새롭게 다듬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3연패의 충격을 빨리 벗어나는 게 시급하다.
또한 부상 여파로 컨디션이 좋지 않은 투타 핵심선수들, 구체적으로는 최원태와 박병호의 컨디션과 경기 감각을 어떻게 끌어올릴 지 고민해야 한다. 지금 새롭게 수혈될 전력은 없다. 있는 힘을 최대한 모아 다가올 가을 전쟁을 준비하는 혜안이 필요할 것 같다. 지금이야말로 장정석 감독의 냉철하고 현명한 판단력이 나와야 할 시점으로 보인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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