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를 위해선 '기다림'이 필요하다. 당장 눈앞에 성적을 바라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제 막 변화를 주기 시작했고 결실을 맺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건 자명한 사실이다. 시즌 개막전을 포함해 3연패 수렁에 빠진 우리카드 얘기다.
22일 대한항공과의 2018~2019시즌 도드람 V리그 홈 경기에서 보인 우리카드의 경기력은 앞선 두 경기에 비해 형편없었다. 1세트에선 마치 마법에라도 걸린 듯 9개의 서브 범실을 쏟아냈다. 팀 공격 이후 연속득점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날려버린 셈.
무엇보다 이날 대한항공의 '차세대 에이스' 정지석은 무려 73.33%의 리시브율을 보였다. 곽승석도 60%에 달했다. 대한항공 평균 리시브율은 56%였다. 반대로 얘기하면, 우리카드가 서브로 대한항공의 리시브라인을 전혀 흔들지 못했다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패턴 플레이로 연결될 경우 '국보급 세터' 한선수의 현란한 토스워크에 우리카드 블로커들은 맥을 추지 못했다.
승리할 수 있는 포인트는 확실했다. 체력이 떨어진 가스파리니의 이단공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걸 파악하고도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파고들지 못했다. 가스파리니의 공격이 제외되면 결국 센터와 레프트에서 활로를 뚫어야 하기 때문에 우리카드 선수들이 전략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질 수 있었다.
우리카드는 상대 리시브를 붕괴시키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자체 서브리시브도 좋지 않았다. 평균 10.17%였다. 59개의 서브 중 성공된 리시브는 11개에 불과했다.
아이러니컬한 건 이날 높이에선 우리카드가 대한항공을 앞섰다는 것이다. 2세트까지 누적 블로킹이 6개였다. 1세트에선 높이가 낮은 세터 유광우가 2개의 블로킹을 잡아낼 정도였다. 우리카드는 체력저하로 인해 1~2세트에서 정지석의 공격으로 버텨나가던 대한항공을 제압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가졌다. 그럴 때마다 튀어나온 범실은 팀 사기를 뚝 떨어뜨리고 말았다.
우리카드는 과도기다. 주전 6명 중 세터 유광우만 제외하고 대부분의 선수가 바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프로 3년차 세터 하승우의 성장세에 따라 세터 교체도 일어날 수 있다.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2세트 10-14로 뒤진 상황에서 예고대로 유광우 대신 하승우를 투입해 실전 테스트를 시키기도 했다.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신 감독은 "승우가 훈련 때는 토스가 좋았는데 경기에선 훈련 때 만큼의 모습이 안나왔다"고 설명했다.
신 감독은 새 시즌 우리카드 지휘봉을 잡고 선수들의 패배의식을 걷어내려고 부단히 애를 쓰고 있다. '이기는 배구 DNA'를 심으려고 노력 중이다. 연패 중이기 때문에 당연히 팀 분위기는 가라앉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반전을 위한 노력들이 필요하다. 가장 중요하 건 선수↔선수, 코칭스태프↔선수, 프런트↔코칭스태프, 프런트↔선수간의 믿음이다. 이제 3경기 했을 뿐이다. 선수들은 산전수전 다 겪어본 '봄 배구 제조기' 신 감독을 믿고 따르면 된다. 신 감독은 "이겨내야 한다. 감독이 소신을 가지고 선수들과 하나가 돼야 한다. 오늘만 배구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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