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은 끝났다."
두산 베어스는 다음달 4일 열릴 예정인 한국시리즈 1차전을 위한 마지막 대비에 돌입한다. 정규 시즌 종료 후 짧은 휴식을 취한 두산 선수단은 지난 19일부터 26일까지 일본 미야자키에 미니 캠프를 차려 실전 경기 위주로 경기 감각을 끌어올렸다. 귀국 후 하루 쉬고, 28일부터 잠실구장에서 훈련을 재개한다. 자체 청백전 등으로 경기 감각도 유지할 예정이다. 긴 기다림 끝에 이제 한국시리즈가 일주일 남짓 남았기 때문에 고지가 보인다.
하지만 경쟁은 벌써부터 시작됐다. 두산은 자체 경쟁도 치열한 팀이다. 한국시리즈 30명 엔트리에 진입하는 것부터 쉽지가 않다.
일단 기존 주전 선수들은 무리 없이 엔트리에 뽑힐 것으로 보이지만, 한정적인 백업 자리를 누가 꿰차느냐가 관건이다. 30인 엔트리가 넉넉해보여도 파트별 분배를 하면 자리가 많지 않다.
특히 두산은 한국시리즈에서도 포수 3인 체제를 가동할 확률이 높다. 양의지-박세혁-장승현 3명의 '원투스리 펀치'는 정규 시즌에서도 줄곧 함께 엔트리에 포함됐다. 이제 엔트리에 포수 3명을 넣는 것은 다른 팀에서도 익숙하다. 현재 진행 중인 플레이오프에서도 SK 와이번스는 이재원-이성우-허도환 3인 포수 체제를 구동하고 있다.
보통 8명 정도 뽑는 내야수에서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주전 선수인 1루 오재일-2루 오재원-유격수 김재호-3루 허경민에 멀티 포지션이 가능한 최주환과 만능 백업 류지혁이 있다. 김태형 감독은 여기에 전민재, 이병휘 등 젊은 선수들을 미야자키 캠프에 합류하게 했다.
외야는 주전 3자리가 고정적이다. 김재환, 박건우에 손가락 부상에서 회복한 정수빈의 선발 출장이 유력하다. 정수빈은 90% 이상 몸 상태가 회복됐고, 실전 감각만 회복하면 플레이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타자가 없어도 베스트라인업 구성에는 빈 자리가 안 보인다.
다만 외야 백업 구성을 어떻게 가져가느냐가 관건이다. 현재 유력한 선수는 조수행 정진호 김인태 백민기 등 정규 시즌에서 번갈아가며 백업 자리를 채웠던 선수들이다. 이들 모두 미야자키 교육리그 경기에서도 대단한 집중력을 보여줬다. 경쟁에서 밀리면 엔트리에서 탈락할 가능성도 있고, 그렇게 되면 정규 시즌에서 함께 고생하고도 우승의 기쁨을 함께 누릴 수 없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지금이 가장 치열한 시기다.
투수 엔트리에도 빈 자리가 하나 생겼다. 김강률의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기존 불펜 자리에 공석이 났다. 하지만 적으면 4경기, 많으면 7경기를 치르는 단기전인만큼 투수 추가 보강 없이 야수 엔트리에 한자리 더 쓸 가능성도 있다.
밝히지는 않았지만, 김태형 감독의 머리속 구상은 이미 마쳤다. 김 감독은 "어떤 선수를 엔트리에 넣을지 결정은 끝났다"고 했다. 다음달 3일 최종 엔트리 발표일에 희비가 크게 갈릴 수도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