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축구가 하고 싶어요."
4일, 아산의 2018년 KEB하나은행 K리그2(2부 리그) 우승 세리머니가 펼쳐진 아산이순신종합운동장. 우승을 축하하는 음악과 폭죽, 환호성이 뒤섞인 가운데서도 이명주의 간절한 바람만큼은 아주 또렷하게 전해졌다.
2018년 K리그2 우승컵의 주인공은 아산이었다. 그러나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었다.
이유가 있었다. 아산은 존폐 위기에 놓였다. 1983년 창단된 경찰체육단은 국방부에서 경찰청에 지원하는 의무경찰(의경) 병력의 일부다. 정부는 2023년까지 5년간 매년 20% 비율로 의경 제도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확정했다. 하지만 경찰청은 2023년까지 단계적으로 진행하는 폐지 절차 중 아산을 포함한 체육단 폐지를 우선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아산은 당장 의경을 뽑지 않을 경우 선수 수급이 중단된다. 기존 선수들이 제대하면 2019년에는 이명주 주세종 등 단 14명의 선수만 남는다. K리그 가입조건(20명 이상의 선수로 팀 구성)을 충족시킬 수 없다. 즉, K리그에 남아있을 수 없다는 뜻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5일 이사회를 열고 선수 모집 중단으로 해체 위기에 놓인 아산의 처리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아산은 이와 관련해 최근 연맹에 공문을 보내 "경찰청이 선수 모집을 중단하기로 한 만큼 연맹이 결정하는 방침을 따르겠다"고 밝혔다.
우승 세리머니 뒤 이명주는 단 한 마디를 남겼다. "내년에도 축구가 하고 싶어요." 간절한 바람이었다. 안현범 이한샘 임창균 주세종 등 1094~1095기 14명은 다음 시즌이 불투명하다. 아산이 K리그 가입조건에 맞지 않는 만큼 그들이 축구할 곳은 사라져 버리기 때문.
선수들의 바람은 오직 하나였다. 그저 축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 이한샘은 "K리그1이든 K리그2든 상관없습니다. 내년에도 축구만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라며 속내를 드러냈다.
아산 문제는 지난 9월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대책은 커녕,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이 부족했던 셈이다. 하지만 아산은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값진 결과물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안현범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내년에도 축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저희가 할 수 있는 것은 기다리는 일뿐이 아닐까요"라며 덤덤하게 말했다.
아산=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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