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 속에서도 세스 후랭코프의 강심장을 재확인 했다.
두산 베어스 후랭코프는 올해 정규 시즌 다승왕이다. 3월 27일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데뷔전(6이닝 무실점) 승리를 거둔 후랭코프는 7월 4일 롯데전(7이닝 2실점)까지 13연승을 내달렸다. 역대 외국인 투수의 데뷔 최다 연승 신기록이고, KBO리그 데뷔 연승 신기록 타이(1992년 삼성 오봉옥 13연승)에 해당한다. 6월에 등판한 5경기에서는 5승을 쌓았다. 17연속 패전이 없었던 후랭코프는 18경기만인 7월 10일 KT 위즈전에서 2⅔이닝 7실점으로 조기 강판되며 연승 행진을 멈췄다.
하지만 초반에 벌어놓은 승수가 컸다. 정규 시즌 18승3패 평균자책점 3.74를 기록한 후랭코프는 다승1위, 평균자책점 5위, 승률 1위(0.857), 피안타율 최저 1위(0.220) 등 주요 부문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데뷔 첫해 다승왕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물론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걱정도 있었다. 후랭코프는 마이너리그에서 뛸 때 선발과 불펜을 오가기는 했지만, 최근에는 대부분 불펜 투수로 활약했다. 한 시즌 내내 선발로 뛴 경험이 없다. 올해 두산에서도 전반기보다는 확실히 여름 이후의 위력이 조금 꺾인 것이 사실이었다. 또 투구수도 한계가 있었다. 두산은 풀타임 선발 경험이 없는 후랭코프를 위해 웬만하면 투구수 100개를 넘기지 않도록 컨디션을 조절했다.
그러나 후랭코프는 모든 우려를 뚫고 한국시리즈에서 좋은 투구를 연속해서 보여줬다. 지난 5일 SK 와이번스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선발 등판한 그는 6⅔이닝 5안타 10탈삼진 2볼넷 3실점(1자책)으로 데일리 MVP가 됐다. 개인 최다 투구수(112개), 개인 최다 탈삼진 등 올 시즌 가장 위력적인 공을 던졌다.
10일 열린 5차전에서도 비록 팀은 졌지만 6⅓이닝 5안타 9탈삼진 1볼넷 2실점 (1자책)으로 선발로서의 역할을 다했다. 막판 7회 실점이 아쉽기는 했어도, 후랭코프는 치기 까다로운 공을 던졌다. 상대 트레이 힐만 감독도 "오늘 후랭코프는 정말 쉽지 않은 투구를 했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후랭코프는 불필요한 볼이 많고, 4사구도 많은 유형의 투수라는 사실이 걱정이었다. 선발 풀타임 경험이 없는 것도 약점에 속했다. 하지만 올 시즌을 보내면서 그런 우려들을 대부분 씻어냈다. 특히 한국시리즈와 같은 큰 경기에서 훨씬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휴식기를 잘 활용하면서 컨디션 관리를 잘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두산은 큰 문제가 없다면 다승왕인 후랭코프와의 재계약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프로야구(NPB) 구단 중 관심을 보이는 팀이 있기는 하지만, 현재까지는 확률이 높지 않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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