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에서는 미-일 야구 자존심 대결이 한창이다. 시즌 일정을 마친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 간판 선수들이 집결했다. 메이저리그는 올스타팀, 일본은 대표팀을 구성했다. '사무라이 재팬(일본 대표팀 애칭)'이 1차전 7대6, 2차전 12대6으로 2연승을 달렸으나, 11일에는 메이저리그 올스타가 7대3으로 이겼다. 3차전까지 도쿄돔에서 진행됐던 미-일 야구경기는 12일 히로시마, 14~15일 나고야에서 열린다.
KBO리그의 마침표는 11월 중순이 되서야 찍혔다. 지난 12일 잠실구장에서 SK 와이번즈가 두산 베어스를 시리즈 전적 4승2패로 제압하면서 'V4'에 입맞췄다.
KBO리그는 올해는 3월 24일, 역대 가장 빨리 시즌을 시작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야구대표팀 일정을 이유로 8월 16일부터 9월 3일까지 브레이크 기간을 갖게 된 게 이유였다. 이때부터 포스트시즌이 '늦가을 야구'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역대 가장 늦은 포스트시즌은 삼성 라이온즈-넥센 히어로즈가 지난 2014년 11월 11일 치른 한국시리즈 6차전이었다. 올해 두산 베어스-SK 와이번즈가 가장 늦은 포스트시즌 기록을 갈아치웠다. 2018년 KBO리그는 '가장 빨리 시작해 가장 늦게 끝난 시즌'이 됐다.
이전에도 KBO리그가 중단된 예는 있었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가 대표적이다. 삼성과 LG 트윈스가 맞붙었던 2002년 한국시리즈가 11월 10일 마무리 되면서 리그 중단의 여파가 작용한 바 있었지만, '국내에서 개최된 아시안게임'이라는 특수성이 작용했다. 팀, 경기수가 늘어난데다 미세먼지 규정이 추가된 올 시즌에는 아시안게임 브레이크 여파가 포스트시즌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일찌감치 나왔다. 결국 새로운 기록이 나왔다.
11월 중순까지 이어지는 가을야구는 이번이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아시안게임 브레이크로 인해 팬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던 KBO(한국야구위원회)는 지난 9월 '아시안게임 브레이크 폐지'를 선언했다. 2022년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는 야구 대표팀의 프로 선수 구성 여부와 상관없이 정상적으로 리그 일정을 소화한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하지만 2년 후 같은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 2020 도쿄올림픽 출전 여부에 따라 KBO리그가 중단될 여지는 남아 있다.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 12에서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국가 중 최상위를 차지하면 6개팀이 겨루는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얻는다. 대회 기간인 7월 24일부터 8월 9일까지 KBO리그 중단이 결정된다면, 올해와 같은 11월 중순의 한국시리즈를 다시 볼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아구계 관계자는 "아시안게임 브레이크 폐지는 지난해 구단, KBO 관계자들이 참가하는 실행위원회를 통해 결정이 됐다. (도쿄올림픽에서의 리그 중단 문제도) 같은 절차를 통해 심도있게 논의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개최국 일본은 이미 도쿄올림픽 기간에 리그 중단을 결의했고, 대만도 마찬가지 준비를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가 리그 중단 없이 최상의 전력으로 올림픽 메달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는 생각해 볼 부분"이라고 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