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투입하는 쪽으로 생각해보고 있죠."
지난 26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8 KBL 국내선수 드래프트에는 46명의 아마추어 선수들이 참가해 프로팀의 선택을 기대했다. 그러나 이 중에서 총 4라운드 이내에 구단의 지명을 받은 선수는 21명 뿐이었다. 부산 KT 만이 유일하게 1~4라운드 선발 끝에 총 3명의 선수를 뽑았을 뿐이고, 나머지 9개 구단들은 2명씩만 선발했다. 올해 드래프트에 참가한 선수들의 전반적인 기량이 예년에 비해 크게 떨어져 '최악의 세대'라고 불린 것과 무관하지 않은 현상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만면에 미소를 가득 담은 채 만족감을 표시했던 인물이 있다. 바로 안양 KGC 김승기 감독이다. 김 감독은 "정말 상상도 못했는데, 우리가 큰 행운을 얻은 것 같다"며 드래프트 결과에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충분히 그럴 만 하다. 분명 이번 드래프트 때 KGC에 행운이 찾아왔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5위로 4강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했던 KGC는 지난 19일 열렸던 드래프트 순위 추첨식에서 무려 '5%'의 관문을 뚫어냈다. 4강에 오른 이유로 200개의 추첨공 가운데 5%인 단 10개만 배정받았음에도 2순위로 뽑혔던 것. 김 감독이 "행운이 찾아온 것 같다"고 말한 이유는 바로 이런 점 때문이다.
이렇게 5%의 관문을 뚫고 2순위로 낙점된 덕분에 KGC는 오매불망하며 바라보고 있던 인재를 품에 안게 됐다 바로 1라운드 2순위로 뽑은 동국대 가드 변준형(22)이었다. 신장 1m85.3의 변준형은 이번 드래프트에서 그나마 눈에 띄는 인재라고 평가됐다. 박준영, 전현우(이상 고려대)와 함께 '신인 빅 3'로 불리기도 했다. 때문에 변준형을 과연 어떤 팀에서 데려갈지가 관심사였다.
그런 변준형을 품에 안은 팀이 바로 KGC였다. 김 감독은 "변준형은 내가 아주 오랫동안 봐왔던 선수다. 사실 성적 순으로 따지면 우리 팀에 올 가능성이 적어서 포기하다시피 했는데, 정말 운 좋게 우리 팀에 기회가 찾아왔다. 당연히 망설임없이 1순위로 변준형을 뽑았다"고 밝혔다.
이렇게 김 감독이 큰 만족감을 표시함에 따라 드래프트 신인 중에 변준형이 가장 먼저 프로 데뷔전을 치르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사실 다른 9개 구단은 1지명 선수들에 대해 '즉시전력감'이라고 보고 있지 않다. 3순위로 고3 서명진을 뽑은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의 경우에는 아예 "우리는 시간이 많다. 공들여 잘 키워볼 생각"이라며 육성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변준형에 대해 "몸 상태를 보고 아프지만 않다면 3라운드부터 바로 경기에 내보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과연 변준형이 데뷔 첫 시즌부터 KGC의 핵심전력이 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